불교는 원래 자력신앙을 강조하였으므로 비록 아미타여래가 있지만
석가여래로 되돌아 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석가여래는 역
사적 실존인물이므로 절대적 존재로 의지하기에는 웬지 조심스런 기분이
든다.
그리하여 석가여래가 설법한 진리 자체를 형상화하여 예배대상으로
삼았으니 바로 비로자나여래다. 비로자나라는 말은 진리를 태양빛에 비
유한 것이다.
이것은 예배대상인 불상에 의지하지 말고 진리에 의지하라는 석가
모니의 유언을 실천하려한 것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진리그 자체는 지
권인(오른손 검지를 왼손이 쥐고 있는 손짓)을 취한여래상으로 형상화하
여 예배대상이 된다.
이러한 여래는 8세기 중엽 통일신라때 성립해 고려를 거쳐 조선시
대까지 지속적으로 성행하였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다. 대표적 예
가 865년에 조성된 도피안사 비로자나여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