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골 아이들'
임길택 지음 산하.
'느릅골 아이들'을 쓴 임길택은 오랫동안 시골에서 어린이들을 가르
친 선생님이다.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상남도 거창초등학교에 있었
다.
'한여름, 함께 뱀을 찾으러 산길을 가느라 땀을 뻘뻘 흘리던 경오,
땅벌 캐던 모습을 보여 주던 대수, 아버지한테 꾸중들은 개가 불쌍해
혼자몰래 울었다는 미애, 뱀이 알을 낳는 모습을 실감나게 들려 준 표
섭이….'.
이 책은 임길택이 함께 생활했던 아이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재미
있게 그린 창작 동화집이다.
'혜영이가 가는 길'에선 부끄러움이 많은 혜영이는 날마다 학교가
끝나면 소를 끌고 나간다. 소와 함께 지내는 동안 꽃향기도 맡아 보고,
곤충들도 살펴 보고, 거미줄에 걸린 곤충을 살려 주기도 하고, 책도 보
고, 밤마다 끙끙 앓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면 어쩌나 걱정도 한다.
또 어머니가 키우는 누에고치가 나방이 되는 것을 보며 목숨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도 느낀다.
'가로등과 감나무'는 기석이네 감나무 바로 위에 가로등을 만든 다
음부터 풍성하게 잘 열리던 감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기석이는
나무도 잠을 잔다는 금희 외할머니 얘기에 정말로 감나무가 잠을 못 자
지쳤노라고 하소연을 하는 것 같았다. 한밤중에 변소에 가던 기석이는
가로등을 향해 힘차게 돌멩이를 내던진다. 사람의 편리함이 어떻게 자
연을 망가뜨리는지가 아이들이 겪은 사건 속에 잘 녹아난 동화다.
'느릅골 아이들'의 주인공들은 시간이 나면 뱀을 잡거나 벌집을 캐
서 돈을 벌기도 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신나게 놀고 열심히 일한다. 어
른들은 가난하지만 농사를 지으며 이 땅을 지키는 착한 사람들이다. 이
야기 곳곳에서 배어나는 이런 따뜻한 마음 때문에 도시에 사는 어린이
들이 읽기에도 거리감이 없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