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 바람으로 강의를 듣는다. 노트 필기는 필요 없다. 마우스로
한번만 클릭하면 끝난다. 과 대표도 컴퓨터 투표로 뽑는다 . 성적은
온라인으로 확인하면 된다.
인터넷과 PC통신으로 대학 교육을 받는 시대가 왔다. 입학수속,
수강신청, 강의, 시험, 숙제, 토론, 동호회 같은 대학 생활을 모두
컴퓨터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다. 컴퓨터세대 젊은이들은 물론, 시
간이 많지않은 직장인, 주부들에게도 매력 만점이다.
컴퓨터통신 유니텔은 지난 3월 '유니텔 사이버 캠퍼스'를 개설했
다. 20세이상 성인으로 유니텔 ID만 있으면 무료로 등록할 수 있는
'열린대학'이다. 3개월 한 학기로 4학기를 이수하면 수료증도 준다.
인터넷 유니텔 홈페이지(www.unitel.co.kr/cyberuniv)나 PC통신 유
니텔에서 수강신청을 받는다.
안종일(30·회사원)씨는 "회사 일이 바쁘다 보니 따로 학교에 다
닐 엄두를 못냈다"며 "컴퓨터를 통해서 간편하게 깊이있는 공부를
다시 할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주일에 두차례 이상 접
속해야 '출석'이 인정되고, 과제물도 1학기에 한번 이상 내야한다.
봄학기에 5천여명, 여름학기에 4천여명이 몰려 강의를 들었다. 9
월 시작한 가을학기에는 5천3백명이 신청했다. 정원은 과목당 3백여
명. 강의만 들을뿐, 과제 제출과 특강 참여는 하지못하는 청강생도
몇천명에 이른다. 가을학기부터는 인터넷 음성 생중계도 시험하고
있다. 전자 칠판을 이용해 간단한 그림과 메시지도 전한다. 유니텔
은 곧 사이버고등학교도 개설할 계획이다.
다른 컴퓨터통신 하이텔이나 천리안에도 통신학교가 있다. 원래
는 각 대학 재택 수업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일반인도 청강할 수 있
다. 하이텔에는 55개, 천리안에는 1백개 대학이 온라인 학교를 개설
하고 있다. 경희대, 한양대, 숭실대, 한국방송대 온라인 학교가 비
교적 내용이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텔은 'go sug', 천
리안은 초기 화면에서 '온라인학교'를 선택하면 된다.
서울대 교수들이 만든 '전자 교과서'로 공부하는 사이버 고등학
교 '인터넷 스쿨'도 있다. 교수와 학생이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
는 쌍방향 인터넷 과외다. 서울대 사범대 '인터넷 스쿨 운영본부'
(본부장 이성욱교수)는 22일 서울사대부고에서 첫 시범 수업을 벌일
계획이다.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이뤄진 '인터넷 스쿨' 초기화면은 9개 주된
분야로 이뤄져 있다. 15개 과목 교과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교실을
비롯, 종합평가, 특별활동, 통신마당, 정보마당, 교사마당, 학부모
마당, 상담실 및 인터넷스쿨 안내가 있다. 이성욱교수는 "2년쯤 지
나면 본격 인터넷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문회도 가상공간에서 즐긴다. 이른바 '사이버 동문회'. PC통신
나우누리에 개설된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 동문모임인 '춘추사랑'
이 대표적이다. 95년 첫 모임을 가진 이래 81학번 이하 1백여명이
회원으로 있다. 선후배들이 시사문제를 토론하기도 하고, 갖가지 동
창 경조사를 알리는 데 온라인게시판이 위력을 발휘한다.
카운셀링 상담원 교육도 컴퓨터 가상 강의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93년부터 PC통신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온 '사랑의 전화'는 지난
1일 4개월 과정 상담원교육을 시작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에서 'go counsel'한 뒤 신청 메일을 보내면 된다. 인터넷에
선 www.joycity.co.kr/csl/index.html로 들어가 신청할 수 있다.
이 강좌를 수강하는 장애인 정지용(34)씨는 "집에 앉아서 강의를
들을 수있어서 너무 간편하다"며 "교육 과정을 모두 마친 뒤엔 컴퓨
터 카운셀러로 나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대학 도서관을 뒤지며 논문 자료를 찾을 필요도 없어진
다. 한국학술진흥재단 부설 첨단학술정보센터는 오는 11월 '사이버
학술도서관'을 연다. 98년4월 정식 개관을 목표로 국내 1백64개 도
서관에 소장된 1천2백만건 국내 문헌정보와 해외 유명 학술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사이버대학 원조는 미국이다. 지난 82년 처음으로 대학에 컴퓨터
강좌가 개설됐다. 지금은 무려 1천2백18개 대학이 다양한 사이버강
좌를 두고 있다.
학사 석사는 물론, 박사학위까지 통신으로 받을 수 있다. 그에
비하면 국내 사이버 강좌는 걸음마 단계다. 법적 규정이 없어 학위
도 받을 수 없다.
삼성SDS 이수인(22)씨는 "우리도 교육부에서 가상대학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은 개발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가상대학이
자리 잡으면 사회교육 전반에 획기적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한윤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