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입법 협상에서 여야가 선거방송 심의위원회와 대
통령선거 방송토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8일 합의한 것을 두고, '현실
을 외면한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눈길. 미디어정치를 제
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정치권이 외형적 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에는
일단 공감하면서도, 이번 합의 이면에는 상반된 여야 이해관계를 억지
로 꿰맞춘 흔적이 역력하다는 비판.

▼…우선 '선거방송 심의위원회'에는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따른
다. 여야는 방송위가 선거 1백80일 전까지 각계인사 9명으로 이 위원
회를 구성토록 했다. 이 기구는 선거방송을 심의해 시정-제재조치를
결정하고 방송위에 이를 통보하게 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방송위 내
에 구성된 선거방송 심의위가 오히려 상급인 방송위원들에 심의결정을
하라고 명령하는 셈"이라며 "실제 사무국이 방송위 내에 설치되기에,
두 기구 위상과 권능에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

▼…'대선방송 토론위원회'는 학계와 시민-언론단체가 줄기차게 제
기해온 TV토론위원회 설치 문제를 정치권이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60일전까지 공영방송사가 이를 설치하도록 규정,
방송사에 주도권 을 줬다. 이는 60년대 초기 미국식 모델. 따라서 이
위원회는 미국 '대통령토론위원회'같은 독립기구로 성격을 전환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방송실무자들은 "당장 선거일이 70일도 채 남지않아, 앞으로도
계속 방송될 TV토론 이전에 어떻게 '토론위원회'를 구성할 지, 구성후
에는 어떤 역할을 하게될 지 뚜렷한 지침이 없다"며 울상. 이미 가동
중인 방송위 선거방송 심의특별위원회(위원장 원우현)와 새 기구기능
중복도 문제다. 시간적 제약 등 현실을 감안, 여야가 이를 15대 선거
에 한정해 실시하고, 다음부터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청문회라도 거쳐,
'제대로 된' 선거관련 입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진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