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로 DJP연합 저지 주력…안되면 3김청산 위한 반DJ연대 주도 ##.

'DJP 연대를 무력화시켜라.'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내린 특명이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은 단계별 대응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1단계는
소문 없이 JP의 DJ행을 차단하는 것이다. 2단계는 만일 DJP 연대가 이
뤄질 경우 자민련 흔들기이다. 3단계는 3김 청산을 명분으로 '반DJP 연
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 10월6일 오전 신한국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는 DJP 연대에 대
한 토의가 이뤄졌다. 이사철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참석자 중에는
DJP연대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사람도 있었다. 또 DJP 공조가 되면 그
결과가 우리 당과 국민회의측에 얼마나 효력을 줄 것인가에 관한 논의
가 있었다.앞으로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자민련의 진의를 두드려보기로 했다. 우선 이한동 대표
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이 대표는 김종필 총재
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곧 김 총재측과 물밑 접촉을 시도,
DJP 연대 협상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여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재섭 총재비서실장도 "현재로서는 DJP 연합
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며 "김종필 총재
는 우리와도 대화하는게 조금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 총재
측은 자민련이 신한국당 쪽으로 당장 올 가능성은 적다고 여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10월6일 발표된 이 대변인 논평을 봐도 대충은 읽을
수있다. 이 대변인은 "많은 자민련 지지지들과 국민들은 김대중 불가론
을 수십년 동안 주장해오던 김종필 총재가 왜 하필 김대중 총재에게 업
히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며 "정치 9단 대열을 넘어 신의 경지인 10
단에 올라선 김종필 총재가 마지막 최종 단계에서 어떤 수를 쓰는지 온
국민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도 "자민련측이 조건(내각제)을 내걸고 있는 한 연대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거듭 말하고 있다. 이 총재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권력구조에 대한 국민 여론을 수렴, 바꿀 수 있으면 바꾸겠다는 입장이
지만 대선 전에 후보간 연대를 위한 권력 구조 논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신한국당은 김종필 총재가 노선과 이념이 전혀 다른 김대중
총재로 갈 경우 그 정치 생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이 총재가
대선이 끝난 후 프랑스식대통령제 등을 골자로 한 권력 구조 개편과 이
에따른 정계 개편을 추진할 뜻이 있다는 점을 은근히 물밑에서 설득,
어쨌든 JP의 DJ쪽으로의 이동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 고위 당
직자는 "대선 이후를 담보하는 데는 김대중 총재보다는 이 총재가 훨씬
낫다는 것을 자민련이 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드러내놓
고 하지는 않는다는 전략이다. 자민련에 매달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 DJP 연대 효과를 키워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측은 DJP 연대가 이뤄진다 해도 그 효과는 신통치 않을 것이
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파괴력 있는 카드이긴 하지만 그로 인한 반작
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DJP 연대 구도가 반드시 신한국당에 불리해지는 것은 아
니다"며 "주가는 호재가 현실로 드러났을 때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법
인데 DJP 연대 효과도 주가에 이미 다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
하했다.

강 특보는 또 "DJP 연대가 선언되는 순간부터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
스 요인이 함께 작용하게 된다"면서, 충청권과 TK 의원들의 이탈 및 반
발, 노선 문제, 약속 이행에 따른 신뢰성 문제 등이 터져 양김 총재 진
영에 적지 않은 내부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변
인도 사견임을 전제로 "JP의 인기가 몰락했는데 DJP 연합이 무슨 의미
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직자들은 또 DJP 연대가 오히려 신한국당
의 내부 결속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박종웅 기조위원장은
"DJP단일화는 겉으로는 여당에 다소 불리한 듯 비쳐질 것이나 이는 역
으로 여권 결속과 여권 중심의 대선 연대에 불을 지펴 '이회창·김대중'
2강 구도를 굳히고, DJ에 대한 견제 심리를 고조시켜 유·불리를 따지
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부 당직자들은 DJ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2위와 상당한 격차를 벌리며 수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DJP
연대가 DJ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
기도 있다. 대선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JP가 대선 구도에 큰 영향을 미
치진 않겠지만 DJ 손을 들어주었을 때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효
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솔직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측은 DJP 연대가 이뤄질 경우 자민련 내 반발 세
력을 끌어오기 위해 만반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DJP
연대에 따른 자민련 이탈 세력은 적으면 7명, 많으면 20명에 이를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변인은 "박준규 박철언 의원등 자민련의 대구
경북출신 의원들이 국민회의가 엄삼탁씨등 대구 경북 지역 인사들을 개
별 접촉한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한국당의 한 고위 관계자도 "현재 자민련 내부에서는 김종필 총재에 대
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약 40% 정도는 내심 국민회
의와의 연대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종필 총재가 최근 유난히 당의 동요를 우려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 때문"이라며 "DJ와는 한배를 타기 어려운 보수층
인사들이 우리당 쪽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DJP 연대가 성사됐을 경우 이 총재 반격 카드의 핵심은 반DJP
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아직 이 총재 지지율이 확고하게 2위를 차지하
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시기 상조이기는 하지만 11월쯤 김대중 총
재와 이총재의 양자 구도가 고착되면 3김 정치 청산을 공동 구호로 하
고 있는 이인제 전 경기지사와 조순 민주당 총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총재는 이미 지난 9월23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지사가
(우리 당과) 완전히 떨어져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전 지사도 우리
와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경우에는 포용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이
전 지사는 물론 조 총재와도 마음이 맞으면 얼마든지 같이 갈 수 있다"
는 말을 기회가 있을때마다 거듭하고 있다.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 그룹
과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들은 민주당, 통추, 이인제 전 지사측과 자주
만나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선거는 3김 정치를 청산하느냐, DJ가 집권하
느냐의 게임"이라며 "반DJ 세력이 하나로 뭉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승산
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보수 안정층과 범여권에서 DJP
연대가 성사될 경우 최소한 이 총재와 이 전 지사가 다시 합쳐야 된다
는 여론이 팽배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선기획단의 한 관계
자도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 지지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조 총재로는
승리가 어렵다고 보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이 총재는 신 3당 합당의 그랜드 플랜을 짜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