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음식 먹으면 점차 지능 잃어...치료식 전량 수입의존 ##.

"엄마, 디저트로 밥 한 숟갈만 먹으면 안될까요?".

'페닐케톤뇨증(PKU)부모회' 회장 장숙희(44·서울 강동구 길동)씨는
요즘 부쩍 걱정이 늘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 정희(가명·중3)가 때로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며 쌀밥을 먹으러 들기 때문이다. 아들
용식(가명·초등3)은 몰래 햄버거를 사 먹기도 한다.

하지만 남매에겐 이런 음식이 독약이다. 맛도 없고 역겨운 치료식에
질린 아이들이 오죽하면 그럴까 싶으면서도, 그때마다 아이를 혼내야
하는 장씨 마음만 더 아프다.

84년 장씨는 생후 1년6개월 된 정희가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있음을
알았다.

용식도 태어날 때부터 페닐케톤뇨증으로 진단받았다. 페닐케톤뇨증
은 신생아 7만명에 1명꼴이지만, 현재 치료를 받는 환자는 50∼1백명으
로 추산된다. 이들은 보통음식을 먹을 수 없다. 음식 속 페닐알라닌이
뇌에 쌓여 정신박약아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동안 치료용 분유를 먹고, 밥도 특수한 쌀로만 지어야
한다. 반찬도 마찬가지다. 빵이나 과자, 피자, 치즈, 음료수 모두 특수
하게 만든 것을 먹어야 한다. 더군다나 이것들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
는다.

장씨는 13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가지 밥과 반찬을 장만했다. 병
이 없는 큰 애와 장씨부부는 정희와 용식이가 볼까봐 13년동안 숨어서
밥을 먹어야 했다. 종일 메모지를 들고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일일이
체크하고, 페닐알라닌치를 계산하기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보다 힘든 것은 치료식 구하기다. 지난해 치료식을 주문 수입하는
'메디컬 푸드'사가 생기기 전엔 PKU부모회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독일과
일본으로 나가 몇달치 치료식을 한꺼번에 사오곤 했다. 치료식이 늦게
도착해 아이를 굶기거나 일반식을 먹여야 할 때도 많았다. 비용도 만만
찮게 들어갔다.

한달에 20캔 넘게 먹는 치료용 분유는 한 캔에 10만원도 넘는다.

장씨는 치료용 분유를 평생 무상공급하는 선진국 예를 들어, 16세
미만중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무상 공급을 전체 환자에게로 확대해달라
고 국회를 통해 끊임없이 청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정희가 16살이되는 내년엔, 정희몫으로 매월 지원받던 분유 7캔을 못받
게 돼 더욱 어렵게 된다.

장씨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 아니지
만 아이들이 저능아가 되는 것을 두 눈 뻔히 뜨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고 말했다.

< 임호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