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기간이 끝난 뒤 추가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 아래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내국인과 같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
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김인수)는 ㈜아시아나항공 기장으로 근
무하다 퇴직한 존 델 말로이씨 등 외국인 조종사 10명이 회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청구소송에서 "항공사는 각각 5백만∼4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
심을 깨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항공사가 원고들과 내국인 조종사보다 1.3∼1.7배 많은
임금을지급하되 추가보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고용계약을 맺었지만 이것만
으로는퇴직금을 지급치 않기로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또 외국인 근로자
와 고용계약을 맺으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합의는 '국적차별'
및 '1개 사업장 2개 퇴직금제도'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에 위배돼
무효"라고 밝혔다.
말로이씨 등은 지난 91년부터 94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미국 파크
에비에이션사 등과 맺은 용역계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사 소속 항공기 기
장으로 1∼3년간 근무했으나 항공사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자 소송을 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