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쇠고기와 육류가공식품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
O-26균 등이 잇달아 발견된데 이어 홍콩에서 판매중인 미국산
아이스크림에서도 인체에 해로운 균이 검출되자 시민들의 혼란과
불안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식품매장의
수입산 쇠고기 매장은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겨 하루종일 한산했다.
현대 백화점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량 수거하고
호주-캐나다산으로 대체했지만, 대장균 공포 때문에 판매실적은
부진하다"며 "양념한 불고기용 쇠고기나 갈비를 찾는 손님들도
덩달아 크게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돼지고기와 닭고기 매장은 손님들로 붐비는 소비 대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주부 이명옥(42·강남구 역삼동)씨는 "값이
싼 수입쇠고기를 즐겨 먹었으나 O-157이 돈다는 소식을 듣고,
돼지고기로 바꿨다"고 말했다. 한화유통 관계자는 "쇠고기 매출이
이전에 비해 40% 가량 줄어든 반면, 돼지-닭고기는 30%, 야채는 1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토요일이면 청소년들로 만원을 이루던 피자나 햄버거, 아이스크림
가게도 썰렁해진 모습이다. 냉동피자 냉동만두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되고 홍콩에서 판매되는 미국 드라이어스사 아이스크림에서
수막염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즈균'이 발견됐다는
보도 때문이다.
서강대생 조모(26·경제학과)군은 "위생상태가 좋은 줄 알았던 미제
냉동 아이스크림도 위험하다니 밖에서 음식 사먹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드라이어스 서울대리점 김모(43·여)씨는 "불경기로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 일이 터져 손님들이 절반 가량 줄어
들었다"면서 "본사에서 특별한 조치는 내리지 않았으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의 부실한 검역체계와 미국의 고압적인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있다.
시민 지동하(32)씨는 "일부 네브래스카산 쇠고기의 오염을
적발하고도 서둘러 공개하지 않아 시중에 다량 유통되도록 만든 우리
검역당국의 대응방식이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항의집회를 가진
과소비추방운동본부는 "미국이 자국 쇠고기의 대장균 오염에 대해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외국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식품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이런 시점에 슈퍼 301조까지 발동한 것은 상식
이하의 조치"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와관련, 4일부터 미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