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에게 내년 시즌은 또 한번의 시험무대다. 올해 자신이 거뒀던
성적이 '반짝성공'이나 운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것.

박찬호는 이제 스프링캠프에서 더 이상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걱정은
안해도 된다. 벌써부터 그를 내년 시즌의 개막전 선발로 거론할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감은 구단 내외에 널리 퍼져 있다. 90년 이후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라몬 마르티네스가 어깨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데다 노모마
저 갈수록 위력을 잃고 있다.

현지 언론이나 구단의 예상은 박찬호가 적어도 10승이상은 할 것이
라는 낙관론이 대부분이다. 후반기들어 그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이나
타자들을 요리하는 능력은 이런 낙관론을 뒷받침해 준다. 게다가 내년
시즌 다저스는 대폭적인 변신이 예상된다. 새로운 구단주 루퍼트 머독
이 팀전력강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보스턴 레
드삭스의 모 본과 같은 왼손 슬러거와 유격수, 마무리투수 등의 영입이
기대된다. 따라서 박찬호가 올시즌보다는 훨씬 팀타선의 지원을 많이
받을 전망이다.

문제는 박찬호에게 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한 시즌을 부상
없이 마치는 것. 올해 난생 처음으로 200이닝에 육박하는 많은 이닝을
던진 것도 부담이다. 지난 8월말 등판이 연기됐을때 그의 팔꿈치 부상
설이 퍼졌듯 팔꿈치 속에 돌아다니는 뼈조각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 박
찬호가 이미 상대팀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
비책도 세워야 한다. 다저스의 에이스로서 이루지 못했던 기록들을 달
성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는 아직 완봉승을 거둔 적이 없다. 1대0의 긴박한 상황을 승리로
이끌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모든 부담에도 불구하고 내년 시즌 그의 활약에 대한 전망은
밝다.

무엇보다 풀타임 선발투수로서의 첫 시즌을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성
적으로 마쳤다는 점에서 그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있다. 내셔널리그 각팀
의 강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얻은 승리의 노하우도 귀중한 자산. 시즌이
끝난 지 이제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팬들은 내년 시즌의 '찬호돌풍'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