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에 슈트라센크로이처(Strassenkreuzer)라는 단어가 있다. 슈
트라세는 거리이고 크로이처는 순양함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슈트
라센크로이처는 '거리를 달리는 순양함'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독일인들은 흔히 미국 자동차를 슈트라센크로이처라고 부르고 있
다. 순양함처럼 덩치가 크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라지만 거기에는 다분
히 비아냥과 비웃음이 함께 담겨있다. 어쩌다 거리를 지나가는 미국 자
동차를 보면 "저기 순양함이 항진하고 있네" 라며 묘한 웃음을 짓는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미국 자동차들은 실제로 폭이 넓고 길이가
긴 것이 많다. 필요가 발명을 만들어 낸다고했던가, 아마도 그래서 그럴
것이다.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선 한꺼번에 몇천㎞를 달려야
할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편안함을 위해서도 차를 널찍
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인들은 그러나 좁은 땅에서 '순양함'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미국 자동차를 기피한다. 지나치게 큰 배기량도 그들에게는 문제다. 미
국이야 기름값이 워낙 싸서 상관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독일의 경우는 그
렇지가 않다. 미제차의 디자인등 차 모양새도 그들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금 자동차 수출과 관련해 관세를 내려라, 뭐를 없애라 하
면서 우리에게 온갖 위협을 다 가하고있다. '수퍼 301조'인가 뭔가 하는
'괴물 몽둥이'가 그것이다. 물론 우리의 자동차시장 개방에도 문제가 없
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좁디 좁은 땅에 '순양함'을 갖다놓고 팔리지 않
는다며 불평만 하는 것 또한 딱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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