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릴뿐입니
다.".

29일 폐막된 97서울국제장애인복지대회에 참석한 UN '장애인 특별 조
사관(Special Rapporteur)' 벵 링퀴스트(Bengt Lindqvist·61)씨.1백80㎝
가 넘는 큰 키에 다부진 체격의 시각장애인이다.

링퀴스트씨가 시력을 잃은 것은 17살 때.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관공
이 되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 대신 초등학교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점자
교육을 배웠다. 2년여만에 런드대에 입학해 카세트와 점자도서를 통해
영문학과 독문학 과정을 이수했다. "남보다 시간은 걸렸지만 뒤질 이유
가 없었지요. 과외활동도 남보다 열심히 해 재즈밴드의 드럼주자로 학비
를 벌어 쓸 정도였습니다.".

대학졸업후 스웨덴 라디오 방송 PD로 근무하다 맹인협회 일을 보기
시작한 게 본격적인 장애인 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 85년에는 세계 첫
시각장애인 사회복지부 장관에 임명돼 6년간 재임했다.

장관 재임시절 그는 UN의 '장애인에게 동등한 사회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표준기준'안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데 헌신했다. 부트로스 갈리 UN
사무총장은 이같은 노력을 높이 사 94년 그에게 4년동안 '장애자문제를
다루는 특별 조사관'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전세계를 다니면서 강의
와 세미나를 통해 장애문제 해결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공로로,
UN은 최근 그의 '조사관' 임기를 오는 2000년까지 3년간 연장했다.

그의 장기는 빠른 말을 알아듣는 기술. 그는 "강의 내용을 카세트로
복습하던 시절 시간절약을 위해 2배속으로 듣다보니 마치 도널드 덕같은
소리에 익숙해 아무리 빠른 말도 척척 알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