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 기업인 재기 막겠다" 정태수씨에 중형 ##.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된
것은 '부패 기업인'의 재기를 막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
로 보인다. 구속된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전-노 비자금사건 때처럼 포괄
적 뇌물죄를 인정, 정치인과 기업인간의 부정한 결탁에 대한 단죄 의지
를 분명히 했다.

정총회장에게는 74세의 고령에다 뇌졸중 실어증 심장병 등을 앓고
있고 아들인 보근씨의 구속,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 등 정상참작 사유
가 상당히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부당한 특혜대출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했고,
공직자와 금융인을 돈으로 매수해 공직기강과 금융질서를 문란케 한 점
등을 들어 그에게는 종신형과 다름없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권로갑의원의 항소를 기각,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
고했다.

재판부는 권의원이 받은 돈에 대해 "피고인은 정치자금이라고 주장
하고 있지만 설사 받은 돈중 일부가 정치자금이라고 하더라도 나머지
일부에 대가관계가 있다고 할때 양쪽을 분리해서 볼 수가 없다"고 밝혔
다.

재판부는 권의원의 형량을 정하면서 "2차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다
가 뒤늦게 출석하고 수사과정에서도 귀가하려고 하는 등 자수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른바 '자수 감경'을 인정하지 않았다. 권의원의 경우,'무
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하도록 돼있는 특가법상 수뢰죄가 적
용돼 1심보다 더이상 형량을 줄여줄 수가 없었던 것. 재판부는 이때문
에 "일부 피고인에 대해 법률상 감경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된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른 피고인들의 형량이 1심보다 줄어든 것은 국가-지역사회와 금융
발전 기여, 자수, 건강악화, 반성, 자백 등 통상적인 감경 사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인길 의원의 형량은 원심보다 1년이 줄어들었고, 황병태-정재철
의원, 김우석 전 내무부장관은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그러나 검찰소환
을 받고 출두하면서 자술서를 지니고 출두한 피고인들을 모두 자수로
보고 집행유예로 풀어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력형 비리 사
건으로 구속된 피고인들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이번에도 대부분 풀려났
기 때문이다.

정보근씨 집행유예와 관련, 재판부는 "34세의 젊은 경영인이고 아버
지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점, 반성하는 태도 등이 참작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정태수씨 등 대부분 피고인들은 2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
고할 뜻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구속사건인 만큼 4개월이내, 즉 내년
1월까지 확정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법률심'인 대법원의 성격상,
이들에 대한 형량은 2심 선고대로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
조계의 대체적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