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에 쫓기던 미군 병사를 위험을 무릅쓰고 숨겨
준 한 농부에게 미국정부에서 수여한 훈장이 46년만에 전달됐다.

참전용사 에버리트 G 앤드류스(Everett G Andrews·76·예비역중령·
미국노스캐롤라이나주 거주)씨는 최근 자신을 사지에서 구해준 농부를
찾아 부인과 함께 한국에 왔다.

46년만에 성사된 보은의 방문. 그러나 은인 원덕기(65년 작고)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앤드류스씨는 23일 오전 원주시청 소회의실에서 원씨의 며느리 고
봉례(72·원주시 호저면 고산리)씨에게 미합중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
유의 메달'(MEDAL OF FREEDOM)을 전달하고 눈시울을 적셨다.

주한 미군 군사고문단으로 서울에 왔다가 51년2월 전선에 배치된
앤드류스씨는 강원도 횡성 '죽음의 계곡'에서 중공군에 밀려 부상을 입고
후퇴하던 중 원주시 호저면 고산리 계곡에서 낙오됐다.

앤드류스씨는 인근 원덕기씨 집으로 피신했다. 중공군들이 들이닥
쳐 10일간 밤낮으로 마을을 뒤지며 먹을 것을 빼앗아 갔다. 원씨는 생명
의 위협을 느꼈지만 앤드류스씨를 11일동안 집 다락방에 숨겨줬다. 며느
리 고씨는 몰래 밥을 챙겨줬다.

보고를 받은 워싱턴 미국정부는 52년 '자유의 메달' 수여를 결정했
다. 그러나 이 훈장은 앤드류스씨가 보관해야 했다. 원씨의 이름과
계곡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