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에 입장을 밝히겠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12일 새벽 2시50분쯤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4층. 6기간
가까이 철야로 계속된 마라톤회의 끝에
이인제경기지사는 결정을 내렸다.

대선후보 출마기자회견을 갖기로 했고, 그에 따른 경선
불복에 대한 비난등 모든 문제를 자기 책임하에 해결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대책회의는 11일 저녁 9시쯤부터 시작됐다. 참석자는
김학원, 이용삼, 김영선의원, 이호정, 안양로, 류제인,
김창석위원장 등 17명 정도.

이지사는 이들보다 늦게 밤 11시15분쯤 도착했고 밤새
출마여부의 타당성, 출마시기 등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이지사는 이미 낮에 '12일 오후 출마 선언'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징후가 처음 잡힌 건 이날 저녁
이지사의 갑작스런 의원회관 출현이었다.

그는 회관에서 민주계 서석재 의원실을 찾았다. 서 의원은 이
지사와 만난뒤 "어제(10일)보다 진전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또 핵심측근인 김학원
의원실로 이동했다.

여기에서 이 지사는 김운환 의원, 박태권 위원장과 함께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얘기도중 잠시 나온 이 지사는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 공세를 받았으나 "두가지 길 사이에
서 고민중이며 가급적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연막'을
피웠다.

그러나 이때 이 지사는 이미 두 김 의원에게 독자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사가 두 김 의원에게
동반 탈당 여부를 묻자 두 김 의원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김운환 의원실로 옮겨 대화를 나눴다.

동반 탈당이냐 아니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인지 얼굴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어 김학원 의원실로 이용삼 의원이 들어섰다. 이
의원도 경선과정에서 이 지사를 지지했던 인물.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이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서로 고민만
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잠시뒤 박태권 위원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김학원 의원실을
나섰다. 박 위원장을 김운환 의원이 붙잡으려 했으나 박
위원장은 뿌리치며 그대로 나왔다.

그는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나는 이 지사와
행동을 같이한다"고만 말했다. 동반 탈당을 주장해온
박 위원장과 현역의원들간에 견해가 엇갈렸음을 보여줬다.
일부 의원들은 추석후 이지사가 도지사에서 완전히
물러난뒤인 19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밤 8시10분쯤 두 김 의원은 이 지사 지지 위원장 전원이
모여있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