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특히 한글을 자유롭게 쓸 수 없었
던 시절에 쓰여진 서정시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억압 속에서 문학
을 꽃피운 시인정신과 유려하게 표현된 보편적 정서는 감동적이었습니
다.".
지난 9일 한일문화교류기금 주최로 열린 45차 '한일문화강좌'에서
'한국 서정시인들과 나'를 강연한 이마미치 도모노부(75)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국시 사랑은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마미치 교수가 '조선시'에 매료된 것은 1938년 무렵.
"당시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시를 읽을 때였지요. 어느 날 김소운
씨가 번역한 한국시를 읽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번역된 시 하나
하나가 예술이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정지용, 한용운, 이장희, 유치환, 이육사, 백석 등의
시를 즐겨 읽는 '문학청년'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시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전쟁을 싫어하는 심리도 깔려있다고
고백한 그는 "황동규 최승호 황지우 박노해 등 현대 시인들의 작품에서
도 한국시에 면면이 이어져 오는 서정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
했다.
최근 한국문학을 이해하려는 일본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기쁘다는
그는 자기 문화만을 고집하지 말고 서로를 북돋워 인류공동의 유산으로
만드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대학 미학과 교수를 퇴임하고
현재 파리 국제철학연구소 소장으로 활약하는 그는 국가를 초월한 새로
운 윤리체계를 앞으로의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국내에는 '미에 대하여'
등의 저서가 번역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