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판도 혼미해질수록 입지확대 판단 ##.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9월3일 오전 SBS TV '대선 주자 토크 쇼'에 출
연했다. 김 총재는 이 자리에서 아코디언을 켜며 '만남'을 연주했다. 가
수 노사연은 그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김 총재는 이번에 아코디언을 30여년 만에 처음 잡았다고 한다. 3분
여밖에 않되는 짧은 '만남' 연주를 위해 집에서 10여시간은 족히 넘게
연습을 했다고 한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출연 이틀 전부터는 밤 12
시 넘도록 아코디언을 놓지 않았다"며 "음을 틀리지 않으려는 그 정성이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로 치부하고 넘어가면 그
만이지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진짜 JP'를 보여주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지난 9월5일 오전 김 총재는 기자들과 커피 타임을 가졌다. 기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 전날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각제 개헌을
위해 대통령 선거를 미룰 수도 있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한발언에대한 질문을 쏟아부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재는 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내가 대통령 하자는 게 아니야"라는 말을 두 번
했다. 대선을 앞두고 자민련의 대선 후보로 뽑힌 그의 위상으로 봐서는
다소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매우 대조적이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널
리 알리기 위해 한동안 하지도 않던 아코디언 연습을 열심히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통령 하겠다는 게 아니야"라는 말을 하는 것은 어쩐지 어
긋난다. 이런 어긋남 때문에 주변에서는 김 총재가 연말 대선에 과연 나
오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당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그런 의문은 JP를 몰라
서 하는 말이다. JP는 내각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 대통령도 내각제
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되겠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대통령
이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동복 비서실장의 설
명이다.
강창희 사무총장도 똑같은 이야기이다. "내가 총재를 2년여 모셔보니
까 조금 알겠다. 총재는 대통령을 내각제 실현의 수단으로 생각한다.
DJP후보단일화나 보수 대연합 구상도 마찬가지이다. 그것들을 통해 내각
제를 꼭 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총재는 타다 남은 장작이 아니라 완
전연소하겠다고 했으며 '남은 몇 마일을 가야 한다'고 했다. 이런 말이
다내각제를 해놓아겠다는 뜻이다.".
● DJP 연대… 보수 대연합… 단독 출마….
한편 당내에는 '독자 출마론'도 뚜렷한 흐름을 이루고 있다. 충남권
일부 의원들과 공화계 의원들, 그리고 주요 당료들이다. 이들 중에는
"설사떨어질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대선 투표일까지 가야 한다"고 말하
는 이들도 있다. 김 총재도 그동안 "이번 대선에서 정당으로서 고유의
목적을 행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내각제
를 할 수 있다"고 집권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조순 민주당 총재가 출마 선언을 해 대선 구도가 다자화될 때 동요
가 있기는 했다.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 내각제 실현에 대한 전망이
뚜렷하지 않아 자민련의 진로에 대한 의문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9월 초 국면에서 볼 때 자민련 내 큰 흐름은 어느 정도 정리
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에서 현 정부하에 내각제 개
헌을 추진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진입한다. 그
과정에서 내각제 연대나 보수 대연합, 독자 출마, DJP 단일화 등의 길
을 선택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 선택이 이뤄질 때까지는 12월
18일투표일을 목표로 대선 행보를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이 자민련의 구
상인 것 같다. 동시에 김 총재 진영은 판이 흐트러질수록 JP의 입지도
강화되며, 따라서 내각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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