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장승길씨를 비롯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망명사태가
계속 되고 북한의 전반적인 해외사업이 부진해짐에 따라 북한
당국이 동남아 거주 해외파견요원 등에 대한 대폭적인 문책성
물갈이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번 교체작업이 지난 2월말 황장엽씨 망명 직후
김정일의 특별지시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그 대상은
▲ 성(당성)이 희박해 망명위험이 있는 자
▲사업성적이 부진한 자
▲장기 해외 체류자로서 고령인 자
들 중에서 선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콩과 인접한 마카오 및 중국 광주(광저우)-심수(선전)시에
파견된 북한 해외공작원들의 경우 일부 인사 및 그 직계가족들이
지난 4∼5월부터 재교육 또는 신병치료차 명목으로 소환돼
돌아간 뒤 아직 후임자 조차 파견되지 않아 이 지역 북한인들의
활동이 매우 위축된 상태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마카오의 경우 E무역이란 이름으로 부부가 함께 무역중개업을
하던 박모-안모씨 부부 일가족 4명 등 3개 상사 가족 10여명이
지난 5월 갑자기 활동을 중지한 채 소환된 뒤 소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소식통은 "특히 박씨부부의 경우 지난 5월말 '한달간
교육을 받고 돌아온다'며 가재도구 일체를 두고 전가족이
귀국했는데 3개월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문책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 동료 북한인들의 얘기"라고 말했다.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소속 광주연락사무소의 경우 대표
이모씨가 "몸이 아파서 치료받고 오겠다"면서 지난 4월
귀국했으나 역시 문책대상에 포함돼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비슷한 시기에 귀국했던 부대표 김모씨만이 최근
다시 나와 대표일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중국 남부지방의 공작거점 노릇을 하는 북한의
광주무역 대표부 소속 일부 직원과 '외화벌이' 임무를 띠고
심수에 파견된 주재원들 일부도 최근 3∼4개월 동안 전혀
모습이나 활동을 볼 수 없어 역시 문책성 소환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물갈이 작업을 통해 망명 위험을 방지하고
성적부진을 문책할 뿐 아니라 향후 해외사업을 당성이 투철한,
김정일 직계의 30-40대 소장엘리트층 주도로 해나가겠다는
포석으로 생각되나 아직 후임자를 제 때 파견치 못하는 점으로
미뤄 내부적으로 일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홍콩=함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