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오는 4일 청와대 주례보고때 국민대통합의
일환으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추석전에 특별사면해줄 것을
김영삼대통령에게 건의키로 했다. 이대표는 31일 저녁 가진 참모회의
에서 이같은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참모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대표는 자신이 최근 선언한
'대통합정치'의 정신을 상기시키면서 "전-노 두 전직대통령은 이미 2
년 가까이 감옥생활을 했고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지도 상당기간이
흐른 만큼, 이들에 대한 용서를 통해 국민적 대화합을 이루고 우리 모
두가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이어 사면시기에 대해 "가능하다면 두 전직대통령이 추석
전에 석방돼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조상의 차례와 성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대통령이 이대표의 '추석전 사면' 건의를 받아들일 경우 전-노
두 전직대통령은 내주중 국무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늦어도 13일
이전까지는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대통령이 추석전에 사면 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두 전직대통령과 함께 구속된 인사들도 함
께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현재 수감중인 인사
는 황영시 정호용 허화평 허삼수 장세동 금진호 이원조씨 등 15명이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그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는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당의 대통령후보인 이대표가 이를 공식 건의할 경우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대표측은 그동안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사면이 바람직하다는
내부 입장을 정하고 청와대측의 의중을 타진해왔으나, 야당측의 반발
등을 우려한 청와대측의 태도로 건의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이대표는 그러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30일 김대통령 임기내 조
건없는 사면을 주장, 야당의 반발 가능성이 사라짐에 따라, 이 문제를
공식 제기키로 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총재는 2일자로 발행
되는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분들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
는다고 우리도 똑같이 대응해선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전-노씨 용서
론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