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율 브리너는 지난 85년 폐암으로 죽은 뒤 TV에 나와 말했
다. 사망 직전에 이뤄진 녹음에서 그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호소했
다. 그로부터 12년 미국의 담배업계는 설땅을 잃고, 사양산업이 되고
있다. 26일 플로리다주(주)의 팜 비치 법정에서는 이 나라 금연 운동에
또하나의 이정표가 그어졌다.

미국의 5대 담배업체들은 플로리다 주정부에 1백13억달러(약10조1천
7백만원)를 향후 25년에 걸쳐 지불키로 합의하고, 이에 서명했다. 이는
플로리다주가 그동안 주민의 흡연 관련 질병 치료와 금연 캠페인을 위해
쓴 비용에 대한 배상금이다. 합의액은 담배업계와, 이 업체들을 고소한
주정부들 사이에 진행중인 소송 사상 최대 규모. 지난달에는 40개 주정
부중 첫번째로미시시피주가 피해배상금에 합의했으나 액수는 플로리다보
다적은 36억달러였다.

담배업체들이 이날 합의 대가로 개인 및 주정부로부터 흡연 피해관
련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안전판을 제공받았다. 흡연 피해자
들의 소송에 시달려온 담배업체로서는 '차선의 선택'인 것이다.

플로리다주 및 미시시피주 정부와 담배업계간의 합의는, 지난 6월
담배업계와 40개 주정부 사이의 전국단위의 포괄적 합의가 확정되지 않
은데 따른 것이다. 당시 40개 주정부에 대해 담배업계는 향후 25년간
3천6백85억달러(약3백31조6천5백억원)를 지불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최종 결론이 아니었다. 백악관과 연방의회의 동의를 필요로 한
다. 주정부들이 이 포괄 합의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 각기 담
배업계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플로리다주와 법정 밖 합의에 이른 담배업체는 필립 모리스, 레이놀
즈, 브라운 앤 윌리엄슨, 로릴라드, 유에스 담배 등 5개 업체이다. 팜
비치 법정 밖에서 플로리다의 로튼 칠스 주지사는 "9월 15일까지 금연
캠페인 기금으로 2억달러를 받으며, 이를 포함해 1년 안에 10억달러, 나
머지는 25년에 걸쳐 받는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피해 배상금 외에도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한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담배 자판기는 청소년들이 살 수 있는 곳에는 설치하지
않으며, 학교 주변 3백m 지역 내의 담배 광고판을 즉각 철거하도록 하고
있다. 또운동경기장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거리의 판매대와 정거장에서
담배 광고가 금지되며 궁극적으로 6개월 내에 모든 담배 광고판이 사라
지게 돼 있다.

지난 6월의 전국적 합의가 1년 안에 백악관과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플로리다주의 피해 보상금과 기타 합의 내용은 그대로 확정되게
된다. 그러나 미국내 전국적인 합의가 승인받으면 3천6백85억달러의 피
해보상금 규모는 확정되며 플로리다 등 주정부들은 이 총액을 놓고 협상
을 벌여 자신들의 몫을 가져갈 수 있다. < 최준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