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이대표에 서운..."결전의날 다가오는데 일손이 안잡혀" ##.
신한국당 의원들이 방황하고 있다. 경선 끝난 지 한 달이 지났고
대선일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으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의원들이 태반이다. 그래선지 많은 의원들은 '나몰라라'
하며 여름 휴가중이다.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은 텅 비었다. 87년,
92년 대선때라면 지금은 사실상 대선전이 깊숙이 진행된 시점이다. 그러
나 지금의 신한국당은 대선전을 향해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채 전당대회
후유증으로 몸살만을 앓고 있는 상태이다. 대선 결과가 문제가 아니다.
이기든 지든 선거를 향해 일로매진해야 할 때이나 주류든, 비주류
든 모두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후보인 이회창대표 진영은
물론, 지도부라고 크게 다를 바없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지금 두 셋만 모이면 서로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게일이다. 의원끼리도 그렇고, 기자들을 만나서도 그렇다.
5, 6선 중진의원이나 초-재선 의원들 가릴 것이 없다.
23일까지 본사 정치부 여당팀이 접촉한 수십명의 의원중 90% 정도
는 "9월정계 대란설이나 이인제 지사 출마설이니, 도대체 한치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얘기들만 들려오니 이래가지고서야 선거를 치르겠느냐"
며 불안해 했다.
한 4선의원은 "날마다 이 대표 낙마설이 나돌고, 9월 대란설 등이
난무하는데, 도대체 우리 당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물으며, "당
원들이 나에게 물어 오니 어떻게 대답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정치를 오래했지만 대선 4개월을 남겨 두고 여당이 이렇게
'표류'했던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 중부권 출신 한 3선의원도
같은 증언이다.
그는 "92년 8, 9월이라면 김영삼 후보가 8만명의 핵심 당원들과 교
육 현장에서 일대일 기념사진을 다 찍은 상태"라면서, "그런데 지금 우리
당은 아직 체제정비도 끝나지 않고 싸움만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병역시비 끝에 이 대표의 지지도가 하락하자 비주류 경선 주
자들의 출마설이 나돌아 정치 상황이 불투명한데도 이쪽이든 저쪽이든 입
장 정리를 분명하게 하지 않으니 가닥이잡힐 수 있겠느냐"면서, 도대체
당 수뇌부들은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는 지도부의 방향과 목표가 흔들리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적
지 않다. 청와대와 신한국당 지도부는 물론, 여당 의원들이 지금 '정
권재창출'이라는 목표에 대한 '걱정'은 태산같으나 이를 내 일로 인식하
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의원들의 방황은 병역시비에 따른 여당의 '자존심' 추락과 그
에 따른 이 대표의 지지도 하락도 크게 한몫하는 분위기다.
강원도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지역구에서 만나는 유권자들이 병역
시비를 물으면 마땅히 대답할 말이 궁색해 답변을 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경제는 물론, 나라 사정이 어려운 것 같은데, 정치
권이나 여당 주변은 매번 권력다툼하는 소리와 결과에 승복하느니 마느니
하는 소리만 들려 한심스럽다는 유권자의 볼멘소리에도 대답할 말을 잃었
다"고 말했다.
경선 후유증도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대선기획에 밝은 것으로
정평이 난한 3선의원은 대선기획단 인선 막바지쯤 외국에 나가 있던 친한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기획단에 참여하지 말라는 '권유 전화'
였고, 실제로 그의 이름은 인사안에 없었다.
최근 이 대표가 경남지역 방문을 위해 김해공항에 도착했으나 부산
시 지부장은 물론이고 의원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박관용 의원이 20일 열렸던 부산 의원 단합모임에서 이를 지적하자
"부산으로 오는 것도 아니고 경남 가는 길에 경유하는 것인데 우리가 나
갈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이것이 오늘의 신한국당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