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5년 동안 한국인의 중국행 발길은 급속도로 증가했
다. 92년 4만3천명이던 것이 96년에는 53만4천명으로 4년만에 12.4배
나 늘었다. 장기체류자 수도 93년 1천8백명에서 작년말 현재 2만명이
됐다. 이들은 몰려 사는 곳에 자연스럽게 북경(베이징) '코리아 타운'
이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북경 서북부 해정구의 오도구(우다오커우). 북경
의 중심 천안문(티엔안먼)에서 택시로 30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유수
한 대학들이 몰려 있는 대학촌.

한국 유학생 8백여명이 다니고 있는 북경언어문화대학과 중국 지
질대학을 중심으로 반경 1㎞이내에 명문 북경대학 청화대학 인민대학
을 비롯, 북경과학기술대학 북경의과대학 북경항공항천대학 중국농업
대학석유대학 북경임업대학 등 크고 작은 대학 20여곳이 자리잡고 있
다. 한-중 수교 이후 이들 대학에 7천여명이나 되는 한국 유학생들이
몰려들자 '박사촌'으로 불리는 이 곳 오도구에 94년부터 음식점 백화
점 등 본격적인 한국 상권이 형성된 것이다. 이제는 '중국어가 필요
없는' 코리아 타운으로 발전했다.

길이 다섯갈래로 갈려졌다고 해서 오도구라고 부르는 이 일대에
서 특히 한국인 상권이 밀집된 곳은 남북으로 5백m가량 뻗어있는 왕
장로(왕짱루). 함스치킨, 현대백화점, 사해구이, 세탁소, 한식춘광,
카페 '물의정', 사울아비, 명가, 숯불갈비, 신라가요방,고려당, 금자
탑,화장품, 해평옥, 술람미, 하바나, 곤륜안경, 포장마차 명륜관, 한
국식당, 갑순식당, 온돌방, 서울양꼬치, 한나냉면, 숯불갈비마포가든,
영영미용실, 아리랑 등 각종 한국 간판이 즐비하다.

한국인 유학생 이지선(25·경제무역대학)양은 "오도구는 한국 유
학생들의 장터이자 정보교환을 위한 만남의 장소"라며 "비교적 싼 값
에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매일 활동하
는 유학생등 한국인은 줄잡아 1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근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용 잡화를 값싸게 살 수있는 중국인 노천시장이
나 부식품 시장이 있고, 일부 중국인 업소까지 한글간판을 내걸고 있
다. 이곳은 그러나 도피유학을 온 일부 학생들이나 탈선자들이 동
지(?)를 찾아 향락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북경의 '코리아 타운'은 오도구 이외에도 시 동쪽 조양구의 연
사교(옌사챠오) 부근. 이곳은 장성(창청) 곤륜(쿤룬) 캠핀스키 힐튼
등 일류 호텔이 몰려있는 신흥 개발지구로서, 한국 기업의 주재원 등
일반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앞으로 한국대사관도 이 지역으로
옮겨올 예정이어서 수년 후에는 오도구를 능가한 '코리아 타운'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