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권한 민간이양 안돼...정계-관료 저항, 국회통과 험난 ##.
【동경=이혁재기자】 지난해 가을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
가 내건 총선공약은 "중앙부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였다. 그는 21일 약
속을 지켰다. 그러나 벌써부터 "겉만 그럴듯한 공약위반"이란 비판이 나
온다.
'작은 정부' '효율화' '민간주도'. 이것이 부처개편을 떠맡은 '행정
개혁회의'의 행동철학이었다. 작은 정부란 철학 아래 기존 22개 부처를
▲외교 ▲질서-안전 ▲사회자본정비 ▲국민생활 등 기능별 13개로 통폐
합시켰다. 효율화의 예는 '국토개발성' 발족. 그간 하수도 정비는 건설-
농수-후생성 모두에 권한이 있었고, '중복공사'가 자행됐다. 이제 3개부
처가 '국토개발성'으로 통합됨으로써 세금낭비는 사라진다.
이런 실적에도 불구, 비난받는 것은 개혁 3대철학중 하나인 '민간주
도'가 무시됐기 때문이다. 중앙부처가 반으로 줄었지만, 권한의 민간이
양은 실현되지 않았다. 줄어든 것은 장관자리뿐이다. 일본 중앙부처는
국 단위로 예산 법률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따라서 설사 건설성 하천국
이국토보전성으로 들어가더라도 하천국이 존속하는 한 관료수나 권한은
줄지 않는다.
개혁회의는 당초 '독립행정법인'을 설립한 뒤, 여기에 정부권한 및
공무원을 이양하는 '민간주도' 방식을 계획했다. 그러나 21일 나온 개편
안에는 (독립행정법인으로 옮겨가는 공무원은) '국가공무원 신분을 유지
한다', '비공무원이다'란 상반된 의견이 병기됐다. 관료의 저항 앞에 아
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권한이양 없는 부처재편의 결과는 관
료의 권력강화다. 한 예로 국토개발성의 경우 각 부처에 흩어져있던
도로,철도, 공항,항만중 어느 하나도 민간에 이양함이 없이 한 손에 거
머쥐게 됐다.
비판에 대해 행정개혁회의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주장한다.
"개혁여론이 뜨거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다. 그것이 바로 비대화-경직화된 부처축소란 설명이다. 권력이양, 공무
원감원 등은 '평화시'에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개혁회의측은 더불어
총리에겐 막강한 권한이 집중된 점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개편안을 통해
'내각관방'(예산편성의 기본방침 기획-입안) '내각부'(부처간 조정) '총
무성'(관료인사, 감사), 즉 관료를 통제할 수있는 권한이 총리휘하에 들
어갔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개편안은 기초설계도이며, 성급한 비판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개편안은 내년 상반기 정기국회에 상정된다. 그러나 앞길은 험난하
다. 우선 정계가 저항한다. 정치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표밭' 역할
을해온 부처의 약화다. 우체국을 통해 표를 모아온 '우정성', 자민당의
전통적 표밭인 농촌을 관리해온 '농수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두 부처
는 이번 개편안에서 '소멸'됐다. 공무원 감원 역시, 공무원노조를 기반
으로 한 사민당저항에 직면한다. 개편안에 대한 비판은 사실상 관료들의
치밀한 공작이 초래한 것이며, 이들의 저항도 개편안 확정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