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남 금호지구에서 거행된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착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장선섭경수로 기획단장은 21일 {부지
현장에서 KEDO와 북한간의 실무적인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북한 영토에서 한국 자동차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며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단장은 북한에서 돌아온 직후 조선일보(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
현지의 분위기와 한미일 3국간의 경수로 비용 분담문제등 사업 전반에 걸쳐
설명했다.
방북 일정은 순조로웠나.
{모든 과정이 무사히 진행됐다. 18일 저녁 동해항을 출항, 양화부두까지
14∼15시간 동안 항해했는데 동해 바다에 전혀 파도가 일지 않고 잠잠했다.
외국 손님들도 많고 해서 장거리 항해에 배멀미 걱정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경수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길조가 아니냐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다른 KEDO회원국 참가자들의 반응은.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세계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갖는 의미를 새기며
얼마간 긴장하고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였다. 좀처럼 가기 힘든 북한땅에
들어간다는 설레임도 느껴졌다. KEDO 회원국 전체 인원들이 우리가 건조한
배를 타고 함께 동해항을 출발, 2박3일간 생활하고 다시 동해항으로 돌아와
해산했다는 점도 이번 일정의 특색이었다. 착공식 자체도 중요했지만 이같은
부수적인 의미도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부지 현장 분위기는.
{이미 국내 건설인력이 8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에 18명이 추가
투입돼 약 1백여명이 상주하게 될 예정이다. 얼마전 투입된 건설장비
물자등도 이미 부지현장에서 이용되고 있고, 숙소등 간접시설들도
기초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현지 우리 기술인력과 북한 관계자들과의 협조관계는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는가.
{실무적인 분위기에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은
지난 4월 경수로대상 사업국을 설치했는데, 김병기 국장을 비롯해 40여명의
직원들이 KEDO대표들과 상의해 가며 일상생활 문제 하나하나를 처리하고
있었다.}
경수로 부지내 질서는 KEDO측이 맡기로 되어 있다. 이에관한 지침은
마련했는가. 현재 들어가 있는 우리 인력에 대한 보호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우리 인력이 파견된지 얼마되지 않아 특별히 질서유지를 하고 있는 것은
없다. 현재 질서유지에 관한 지침을 마련중에 있으며, 곧 마무리 될 것이다.
정부대표가 나가 있고 한전에서 파견한 소장도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 지난 19일 양화황에서 부지까지 가는 길에
제복입은 군인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미뤄 북한도 나름대로 부지
외곽에서 치안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허종대표의 연설이나 김병기 국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북한은
경수로 사업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전혀 인정않고 있는데.
{공식석상에서는 그런 입장을 피력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고 이해하고
있다. 북한은 경수로 지원사업이 미북 제네바 합의에 따른 북한과 KEDO간의
사업으로 인정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KEDO는 사무국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컨소시엄이며 여기에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북한은 그동안 공급협정 협상때부터 지금까지 한국대표와 마주 앉았다. 또한
KEDO 모자를 쓰고 들어가는 것이지만 주계약자가 한국전력이고 실제
공사를 한국의 회사가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착공을 했다고 해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중 한미일
3국간의 비용분담이 가장 큰 현안일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아직 3국간에 비용분담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 3국 모두
총공사비가 결정된 다음 이를 놓고 분담비율을 결정하자는데 이견이 없다.
클리브랜드 미국대표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중유비용을 대고 있어
사업비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으나 아직 확정된게 아니다. 일본대표와는 사석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총액이 나오기 전에 분담비율이나 액수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일부에선 비용분담이 쉽게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부지공사 비용처럼 경수로
사업을 단계별로 나눠, 그때마다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이 도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그건 정도가 아니다. 모든 게 순서대로 가야한다. 이번에도
총공사비가 결정되고 각국의 분담비율을 정한뒤 착공식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 [조기착공]을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비정상적인 방법이지만, 착공식을 먼저 가졌다. 이런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일본이 주요 부품 제작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EU(유럽연합)까지 이사국으로 참여해 유럽각국의 부품제작 참여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한국형] 경수로 관철이 어려워 질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번 경수로 사업은 [한국형]으로 건설하기로 합의가 돼있다. 이러한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원칙은 다른 회원국들도 동의하고 있다. 다만
회원국들이 분담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사업참여는 보장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그동안 착공식에 관심이 쏠려 있었으나 이제부터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사업비를 가장 많이 분담하게 될 게 뻔한데, 문제는 KEDO내에서
한국의 위상이 거기에 상응한가 하는 것이다.
{한미일 3국은 모두 1/3의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한전이 주계약자이며, 공사에 투입되는 외부 기술인력의 대부분이
한국사람들이다. 다른 회원국들도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제반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무장간첩 사건이
일어났을때 부지조사단 파견을 상당기간 유보한 우리의 입장을 미 일 양국이
이해한 것이 좋은 예이다.}
북한이 경수로가 완공될 때까지 자신들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리라 보는가.
{지금까지 북한은 3개의 원자로에 대한 핵동결과 폐연료봉 봉인작업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그러나 작년 강릉 무장잠수함 침투사건 때처럼 경수로와 무관한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있는 것 아니냐.
{ 이 사업이
남북한간의 사업이 아니라 KEDO라는 국제기구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북한도 의정서에 따른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