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통방송 설립을 앞두고 교통방송의 운영주체가 2원화되면서 전
국 교통망 네트워크화 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가 운
영중인 서울교통방송(TBS)과 달리 올 11월과 12월 개국할 부산-광주 교
통방송과 내년개국할 대구-대전교통방송은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안전협
회가 운영하게 된다. 지난 95년부터 계속돼온 TBS 운영권 이양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교통방송망이 서울시와는 별도로 출범하는
것이다.
교통문제 전문가들은 "이렇게 되면 지방교통방송을 설립하는 의미가
상당히 상실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TBS가 서울중심의 교통정보를
공급하는데 반해 지방교통방송의 경우는 지방도시내의 교통정보보다 고
속도-국도 및 지방도로 현황, 항공-항만 정보, 기상상태 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대도시끼리의 연결망이 구축되지 않으면 교통정보의 가
치도 그만큼 낮아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매년 수십억씩 적자를 보는 와중에도 이미 갖고 있는 운영권
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서울시와 공익적 목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경찰
청과의 자존심 대결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방자치 시대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TBS를 놔주지 않으려
하고있다. "지방자치시대에 지자체가 방송국을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며 교통정보는 얼마든지 경찰과 공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는 입장이다.
반면 협회측은 "교통문제는 서울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국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국 교통망이 구성될 경우
전국고속도로망과 연계된 교통정보 외에도 차량을 이용한 각종 범죄예방
과 뺑소니차량 검거, 범인 공개수배 같은 민생치안 방송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는 얘기다. 공보처가 중개역할을 하면서 경찰쪽의 손
을 들어준 적이 있지만 별 효용은 없는 상태.
이처럼 팽팽한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협회측은 임시방편을 마련
했다.
재해방송이나 추석-설 교통특집방송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 TBS측과
공동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것이다. 교통문제 관계자들은 "그렇다 해도
평상시 유용한 교통정보를 제공해야할 교통방송의 의미는 많이 퇴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