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TV가 연일 비추고 있다. SBS TV는
10대 문화를 화두로 삼은 시사프로그램을 연속 편성하며 실체에 접근
하려했다. 충격적인 내용과 달리,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현상을 파
헤친 것은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됐다.

18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일본문화를 흉내내는 10대들의
아슬아슬함을 고발했다. 우후죽순처럼 번져가는 전화방이 일부 10대
들에겐 익숙해진 용돈 조달창구가 됐다는 현실이 당혹스러웠다. 중학
교 2학년이 호기심으로 전화를 걸어 나이 많은 이성을 만나기도 했고,
전화방을 통해 제작팀을 만난 여중생 역시 여행비용 10만원만 주면
뭐든지 다 해줄듯 말했다.

가장 놀라웠던 대목은 일본의 '원조교제'를 본뜬 10대 매춘이었다.

이들은 아예 거리로 나와 중년남자들을 유혹했다. 어린 학생들의
대담함도 대담함이었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추한 어른들이었다. 딸같
은 학생들에게 핸드폰을 미끼로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는 모습이 역겹
기까지 했다. 10대 탈선을 그들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이기에 기성세대
와 우리 사회의 약점이 너무 많음이 실감됐다.

19일 '뉴스추적'은 숱한 화제를 뿌렸던 영화 '나쁜 영화' 주인공
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16살 여중생, 18살 자퇴생은 당당했다. 이들
에게 후회는 없었다. 지각없는 행동이라는 비난에도 떳떳했다. 모든
일을 나름대로 판단기준에 따라 해왔다고 했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
리 어른들 잣대 대신 청소년 눈높이에 앵글을 맞춘 것은 10대를 이해
한다는 측면에서 좋았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을 지나치게 합리화한
것은 아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쉽고 편하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10대들의 당돌함, 누구
의 간섭도 받지않고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모습은 어른들 보기에 아찔
했다. 하지만 어른들도 당당할 수만은 없었다. 주변에 깔려있는 유
혹의 함정은 대부분 어른들이 파놓은 덫이었다. 기성세대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시청자들도 들었을 것이다. < 윤정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