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변해버린 어느 시골 개울가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온통
음식점 천지였다. 1㎞가 조금 넘을까 말까 한 거리의 물가 양편, 자리가
괜찮다싶 은 곳이면 무슨 무슨 가든이니 하는 식당들이 어김없이 들어서
있었다. 대충 세어봐도 자그마치 30개가 넘는 것이었다.
그곳은 풍광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
이 몰려오는 곳도 아니다. 그런데도 식당행렬은 골짜기로 골짜기로 끊임
없이 이어지고, 도대체 그 구석에 어떤 숙박객이 찾아온다고 '러브호텔'
까지 다투어 들어서고 있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그야말로 '전국토의 먹자판화', '전국토의 러
브호텔화'도 멀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이미 그 '목표'를 거의 다 달
성했다고 보는것이 정확할지 모른다. 다 아는 바이지만 개발예정지역이
거나 산수가 수려한 곳은 발길에 채이는 것이 모두 식당이요 여관이다.
해외여행을 나가보면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하는구나"하는 것을 실
감하게 된다. 세계 어느 나라에 그처럼 많은 식당과 노골적으로 포르노
적인 숙박업소가 그렇게 구석구석까지 무질서하게 깔려있단 말인가. 선
진국에선 시내 다운타운이나 관광명소 중심부가 아니면 제때 밥한끼찾아
먹기도 힘들 정도다.
'전국토의 먹자거리화'가 가져다 주는 1차적인 문제는 물론 수질오염
이다. 그러나 이제 이것은 우리의 식문화와 레저문화 차원에서도 반
드시 반성해봐야 할 문제다. 그저 틈만 나면 전국 방방곡곡 그 많은 식
당으로 몰려가 태평성대인양 퍼먹고 마셔대고 소리질러대니, 진정 민망
하고 창피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