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아파트!' '동원아파트!'.
지난 10일 의정부시 가능1동 13번 버스 종점. 두 아들을 데리고 낚시
가게로 들어가던 김성모(32·다보건축 감리사)씨는 저만치서 10살난 딸
의 손을 잡고 택시잡느라 분주한 30대 아주머니를 봤다. 하지만 빈 택시
들은 대꾸도 않고 번번이 스쳐 지나갔다.
'길 건너서 타야하는데….' 이 동네엔 초행이구나 여기며 가게에 들
어갔다. 떡밥과 찌를 사고, 요샌 어느 저수지가 좋은가를 묻다가 15분쯤
지나 나왔을까. 모녀는 여전한 땡볕 아래 지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어? 저 아줌마 여태 있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말에 김씨는 차
를 몰고 그들 앞으로 갔다.
"녹양동 동원아파트 가는 거죠? 타세요. 여기서 가까워요."
"30분이나 헤맸다"며 쓰러지듯 기대앉는 모습에 김씨가 더 흥분했다.
"나쁜 사람들, 길 건너가 타라고 말이라도 해야지. 그냥들 내빼네.".
아파트에 닿자 그녀는 김씨의 두 아들에게 "고마워서 주는거니까 과
자나 사먹어라"며 천원짜리를 한장씩 건넸다. 펄쩍 뛰며 "이러면 안된다"
는 김씨와 "그래도…"라고 버티는 그녀 사이에 가벼운 승강이가 벌어졌
다.
"그 고생 나도 압니다. 저도 차 산 지 얼마 안돼요." 김씨는 재빨리
차를 돌렸다. 두 아들이 고개를 돌려 멀어져가는 모녀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 이충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