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비로봉에서 처음 발견돼 '비로용담'이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꽃
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언제 피고,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여태까지
는 이런 의문을 풀려면 야생화 관련 서적을 뒤지거나 전문가에 문의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때는 바야흐로 인터넷 세상.
인터넷 주소 www.wildflowerkr.com (한국 야생화연구소의 홈페이지)을
치고 들어가 검색항목에 '비로용담'을 쳐넣으면 바로 사진과 함께 '휴전
선 금강산 백두산 일대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 7∼9월 청자빛 꽃이 피
며, 키는 5∼12㎝정도'라는 설명과 함께 꽃 사진이 나타난다.
물론 정작 야외에서 부딪치는 애로사항은 꽃이름을 알 도리가 없다는
것.
이런 문제도 야생화연구소의 웹사이트가 일부 해결해 준다. 우선 꽃
색깔을 흰색 노란색 청색 붉은색 네종류로 나누어 놓았다.
예컨대 기가 막히게 예쁜 파란꽃을 봤다면 파란꽃 항목을 누르고 들
어가면 파란 꽃들이 좍 나타난다. 개화시기가 표시돼 있어 '8월에 피는
파란 꽃'만을 어렵지 않게 열람할 수 있다. 또 월별로도 분류돼 있어 색
깔-개화시기를 오락가락 하다 보면 꽃이름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시범 서비스를 거쳐 다음주 정식 개통하는 한국야생화연구소 웹사이
트를 만든 장본인은 인터넷 업체인 ㈜유니버설네트워크의 김건식(31) 대
표.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야생화연구소의 탐사회원이란다. 연구소 관
계자들과 들꽃을 찾아헤맨 것이 인연이 돼 "진짜 실비만 받고" 웹 사이
트를 구축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야생화연구소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들꽃은 1천2백여종. 이 정도
만 알아도 국내의 웬만한 들꽃은 다 꿴 거나 마찬가지다. '독도의 야생
화'별도 코너는 특히 정성스럽게 꾸며졌다. 독도에 자생하는 박주가리
띠까마중 댕댕이덩굴 같은 들꽃 52가지가 설명-사진과 함께 낱낱이 소개
돼있다.
귀중한 들꽃이 이렇게 인터넷에 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김태정
야생화연구소장의 풍부한 자료 덕분이다. 이미 44권의 저서를 낸 김 소
장은 국내 야생화 연구의 원조로 꼽히며 보유자료도 엄청나다. 서울 종
로의 사무실에 보관 중인 야생화 슬라이드만도 1백만 컷을 넘는다. 더구
나 "항상 새로 찍은 사진을 쓴다"는 고집 때문에 한해 10만컷 정도씩 계
속 새 사진을 찍어대는 김소장은 1년에 몇대씩 카메라를 절단내는 '카메
라킬러'로도 유명하다. < 최영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