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자료수집을 위해 미국 의회도서관을 들렀다가 도서관 간부와
차 한잔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 직원채용
문제가 화제가 됐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신규 사원을 뽑을 때 '기술(Skill)
-능력(Ability)-학력(Knowledge)' 순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본다고 했다.
새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어느 학교에서 공부를 얼마나 잘 했는지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뽑느냐고 묻길래 미국의 기준을 거꾸로
놓고 보면 될 것이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실제 우리 나라에서는 사원
채용때 학벌과 지역 등을 주요 잣대로 삼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스포츠의 경우 학벌보다 실력을 우선시하는 새 경향이 자리
를 잡고 있는 것 같다. 프로팀이 있는 야구와 농구 구단들이 실력과
자질위주로 선수를 선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프로 구단으로서는
좋은 성적을 내려면 학연이나 지연을 따질 겨를이 없을 것이다. 대졸
자가 아니라도 실력만있으면 고졸자를 우선적으로 뽑고 연봉에도 차등
을 두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실제로 대졸 선수보다 훨씬 더 두각을
보이고 있는 고졸 선수들이 요즘 늘어나고 있다. 배구, 탁구 등 프로
팀 창설을 준비하는 종목들도 기술과 자질이 있는 고졸자를 뽑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도 어느 고교 출신 선수들은 어느 대학으로 가는 등 보이
지 않는 관행이 남아 있기는 하다. 이것은 선배들이 많이 있거나 활약
한 대학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볼 수도 있다. '과거'(학력)보
다는 '현재'(기술)와 '미래'(능력)를 더 중요시하는 스포츠의 새 바람
이 다른 분야에 파급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야할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