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이 MBC를 살렸다. 납량특집으로 마련한 '환상여행' '다큐멘터
리 이야기속으로'가 10위권에 올라 지난주 단 한 개 프로그램도 톱 10
에 들지 못했던 악몽에서 벗어났다. 귀신 등장이 잦다는 우려도 있지만
더운 여름엔 서늘한 이야기가 제격인 모양이다.
'환상여행'은 소복 차림에 긴 머리, 빨간 피로 상징되던 지금까지의
귀신을 현대식 미인으로 탈바꿈시킨 게 눈에 띄었다. 숏커트 머리에 농
염한 화장을 한 월하귀신이 등장해 설화를 패러디했다. 미스코리아 출
신 장진영의 섹시 연기도 볼 만했다.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는 소
재를 공모해 뽑은사연으로 '이야기대상 후보작' 시리즈를 내보냈다. 밤
마다 나타나는 할머니 환영, 환생, 아버지 영혼편이 이어지면서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일요 아침드라마 '짝'의 분전도 대단했다. 건망증을 소재로 삼아 예
전 시청률을 웃돌았다. 와중에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짝'이 곧 끝난다
는 이야기가 불거져 나온다. 출연료 인상을 둘러싸고 주연급 연기자와
MBC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MBC는 10월 개편부터
영화 '꽃을 든 남자'를 감독했던 황인뢰 PD를 앞세워 새 프로그램을 구
상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지라 협상이 잘 타결돼 롱런할 가능성도 있다.
여름밤을 달궜던 KBS 1TV '한국 대 브라질 축구중계'는 역시 폭발적
관심을 모았다. 31.2%로 3위에 올랐다. 월드컵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하
게 느껴진다.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KAL기 추락 사고로 상처받은 가슴
을 어루만져 줬다.< 윤정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