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홍헌표기자】영원한 승자는 없다. 수년간 세계육상을 지배
해왔던 스타들이 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챔피언 자리
를 내주고 '신세대'가 그 자리를 하나하나 뺏고 있다. 대회4연패를 노
리던 누레딘 모르셀리(모로코·남자1,500m), 모세스 킵타누이(케냐·
3,000m장애물)가 아프리카 후배들에게 패배했다. 마이클 존슨(남자400m),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남자10,000m), 윌슨 킵케터(남자800m)만 이름
값을 했을 뿐, 세계기록 보유자, 96올림픽 챔피언들이 무명의 '신예'
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종목은 여자 100m. 80년대부터 줄곧 활개를
쳐왔던 게일 디버스(31·미국), 멀린 오티(37·자메이카), 그웬 토렌
스(32·미국) 3인방이 참가를 포기하거나 메달권밖으로 밀려났다. 1위
머리언 존스(22·미국), 2위 자나 핀트세비치(25·우크라이나), 3위
세바테다 핀스(23·바하마)는 작년까지 주요대회에 명함도 못 내밀었
다.

여자 200m도 비슷한 상황. 96올림픽 200m, 400m 2관왕 마리 조세
페렉(프랑스)이 준결승에서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3연패를 노리던
오티도 동메달에 만족하는 수모를 겪었다. 핀트세비치가 새 여왕에 등
극했고, 스리랑카의 자야징게(22)는 2차례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은
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남자 100m, 200m에서는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존 스미스감독 휘
하의 모리스 그린(22·미국)과 아토 볼든(24·트리니다드 토바고)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100m 세계기록 보유자 도노번 베일리(캐나다)는
올시즌 변변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끝에 2위로 주저 앉았고, 마이클
존슨(미국)의 불참을 틈타200m 우승을 노리던 프랭크 프레데릭스(30·
나미비아)도 3위밖으로 밀려났다.

남자세단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조나단 에드워즈(31·영국)는 와일
드카드 자격으로 출전, 2연패를 노렸으나 쿠바의 23세 '신예' 요엘비
스 퀘사다에게 패했다. 모르셀리(27)는 모로코의 히참 엘 게루즈(25)
에게 '알라신의 영광'을 바친뒤 4위로 주저앉는 수모를 당했다. 킵타
누이(27) 는 세계대회에 첫 출전한 팀후배 윌슨 보이트 킵케터(24)의
패기에 눌렸다.

여자 400m허들에서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입상경력이 한번도 없는
'늦깎이' 비두안 네자(28·모로코)가 세계기록 보유자 킴 배튼(28·미
국), 96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디온 허밍스(29·자메이카)를 꺾고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여자 1,500m에서도 전통의 강호 스베틀라나 마스테르코바(러시아),
켈리홈스(영국) 등이 예선서 수모를 당한데 반해 무명의 카를라 새크
라멘토(26·포르투갈)가 파란을 일으키며 우승했다.

이제 남은 스타는 장대높이뛰기의 '날으는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
카(34·우크라이나), 여자멀리뛰기 재키 조이너 커시(35·미국) 정도.
그들이 과연 아테네에서 살아남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