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인하강-경보울렸다" 잇단보도…국내전문가 "있을수 없는일" ##.

대한항공기의 괌 추락 원인은 조종사의 과실 때문인가, 아닌가?.

해답의 열쇠를 쥔 블랙박스의 본격적인 해독작업을 앞두고 미국 관
리들과 언론은 직-간접적으로 일단 조종사 과실에 초점을 맞춘 듯한 주장
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을 포함한 국내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추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NBC-TV는 7일 '조종사 실수가 충돌을 불렀다'는 제목으로 블
랙박스의 조종실 음성 및 비행기록장치 판독에 참여한 익명의 조사관의
말을 인용,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 3마일 떨어진 야산의 항법보조장치(VOR·전방향표지시설)
에서 나온 신호를 공항 활주유도장치로 오인해 하강해왔다는 것.

NBC는 이미 랜딩기어까지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충돌
에 대비한 '지상근접경보장치'마저 작동치 않아 참사를 빚은 것으로 보도
했다.

하지만 CNN방송은 이날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사고조
사위원인 조지 블랙씨의 설명을 인용, '블랙박스 비행기록 조사 결과 충
돌 직전에 경보음이 울렸다'고 전혀 다르게 보도했다.

하지만 CNN 역시 '충돌 상황까지 조종실에서 이렇다 할 대화가 없
던 점으로 미뤄, 사고가 임박했음을 조종사가 몰랐던 것'이라며 '조종사
실수에 의한 사고라는 추정을 강화하는또 하나의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NTSB의 조지 블랙 위원도 NBC의 '투데이쇼'와의 회견
에서 "'조종상태에서 지상으로 충돌해 들어가는 비행(CONTROLLED FLIGHT
IN TO TERRAIN·어떤 문제에 의해 조종사는 제 항로를 가고 있다고 믿지
만 실제론 낮은 고도를 날아 충돌하는 상황)'의 특징이 나타났다"며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누군가의 실수"라며 인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전문가들은 '조종사 실수론'에 대해 "블랙박스 1차
해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결론을 몰고 간다"며 "기술적
면에서도 추정 방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VOR 전문가인 서울지방항공청 항공시설국 오태웅 전자과장은 "비행
기가 VOR의 어떤 신호(빛 또는 전파)를 따라갔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
다"고 했다.

VOR엔 빛을 발산하는 장치가 없으며, 전파 역시 활강각지시기(글라
이드 슬로프)나 로컬라이저 등 착륙을 돕는 모든 기기의 주파수대가크게
달라 착각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

예컨대 로컬라이저는 VHF를, 활강각 지시기는 UHF를 쓰는 등 크게
차이난다는 설명이다. 조종사들 역시 조종사의 과실 가능성과 관련 '그
상황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반응이다.

대한항공 민신웅 기장은 "비오는 악천후였어도 이미 구름아래로 내
려온 이상 활주로 불빛이 보였을 것"이라며 "글라이드 슬로프마저 고장나
비정밀접근하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전파에 의지해 하강을 강행했을 리가
없다"고 했다.

민 기장은 "글라이드 슬로프가 고장나면 관제소가 고치면서 시험삼
아 각도를 올리거나 내리곤 하며, 방치된 상태에서도 간혹 전파를 내는
수가 있다"면서, 관제소측이 본의 아니게 실수를 유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서 조사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충일-최우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