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 9명 동체 둘러봐...미관계자 "훼손 심해 유전자감식" ##.
괌, KAL 801편 참사 사고 3일째인 8일 사고현장이 유가족들에게 처
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오전 9시 한국측 유가족 대표단 5명과 미국,
일본 유가족 등 9명은 사고후 괌 해군이 니미츠언덕에 새로 건설한 비포
장도로로 현장에 진입, 흰색 방제옷과 마스크를 쓴뒤 15분간 부서진 기체
의 내외부를 둘러봤다.
"현장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옥이었다"고 유가족들은 전했
다. 2등석 이상의 기체 앞부분은 포탄을 맞은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손됐으며 승객이 몰려있는 가운데는 밑바닥과 일부 창틀
만 남아있을뿐 지붕과 의자까지 전소된 상태였다.
그러나 맨뒤에서 약 5번째 좌석 이후의 꼬리부분은 선명한 대한항
공 태극마크와 함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기체 가운데의 한 열에서는 좌석에 나란히 앉은채로 까맣게 타버린
3명의시신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시신의 일부인 것으로 보이는 수십개
의 조각들도 숯처럼 변한채 기체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또 꼬리 부분은 아직 제대로 손을 대지 않아 다수의 시신이 발굴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체 내부를 둘러보던 유가족들은 "시신이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왜 빨리 우리에게 주지않느냐"며 오열했다.
기체 안에서는 불타지 않은 핸드백 유품 1점이 관찰됐지만 대부분
의 유품은 전소된 상태였다. 기체 주변에는 부서진 파편들이 다량 흩어
져 있었고 기체에서 떨어져 나간 엔진 1개와 바퀴도 인근에서 발견됐다.
통역관으로 현장을 보았던 괌 한인회 총무 이성민(45)씨는 "니미츠
언덕에는 비행기가 불시착할 당시 미끄러지며 긁힌 자국이 남아있어 불이
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었다는 말을 구조요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시신발굴 작업은 미연방 교통안전국(NTSB)요원과 해군, 공군
구조단등 9개팀 50여명이 오전 7시부터 밤10시까지 불을 밝혀가며 진행중
이며 사고 원인조사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시신발굴 작업은 의료진 1명과 운반요원 4명 등 5명이 1개조를 구
성, 온전한 시신은 로프로 언덕위까지 올린뒤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으
며 절단된 신체 부분은 비닐백에 담아 별도 보관하고 있다.
NTSB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규명키위한 현장 보존 작업이 가장 중
요하다"며 "시신은 윗부분에서 아래쪽으로 훑어가며 발굴하고 있으며 9일
까지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재해의료시스템(NDMS)이 주관하는 시신 확인 작업은
그레'이디 브레이 조사단장을 비롯한 40명의 조사요원이 유족과의 개별면
담과 탑승가족의 진료기록, 치아의 형태, 흉터 등의 신체상의 특징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8일 오후부터 진행됐다. 브레이 단장은 "워낙 심하게
훼손된 시신이 많아서 이런 방식으로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유전자
감식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들은 서울에서 탑승가
족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X-ray 사진, 건강검진기록표 등을 서울
로부터 우편물로 접수받아 조사단에 시신 신원확인 작업 참고자료로 제출
했다.
퍼시픽 스타 호텔 합동분향소에는 한국에서 가족들이 급히 보낸 자료들이
수십통 속달 등기우편으로 도착했다. 일부 유족들은 봉투 속에 들어있던
사진을 보면서 다시 감정이 복받치는 듯 통곡했으며, 어떤 유족은 사진을
보도진에게 보여주며 시신을 찾아달라고 호소해 '이산가족 찾기' 풍경을
연상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