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한 사고 여객기가 정글에 추락했다." 대한항공
801편의 추락현장인 니미츠 힐 인근에 살던 괌 현지 라디오 방송 KOKU의
루디 델로스-산토스 기자는 추락 순간을 생생히 목격했다. 평소보다 무척
이나 가깝게 들리는 비행기 엔진소리를 이상하게 여기다 둘러보자 불길에
휩싸인 채 나무를 스치며 지나가는 사고기의 모습이 들어왔다. 비행기는
지상에 추락한 뒤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1분가량 정글을 활주했다.

사고가 난 니미츠 힐은 밀림 지역으로 진흙과 2.5m 높이의 면도날처
럼 날카로운 참억새풀을 헤쳐야만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 델로스-산토
스 기자 등은 어둠을 뚫고 추락비행기의 잔해를 향해 달려간 최초의 사람
들 대열에 합류했다. "불길은 계속해서 타올랐으며 부서진 비행기 몸체
안팎에서 승객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역시 현지 라디오 방송국인
KSTO 소유주인 에드워드 포페는 "사고 현장은 한마디로 불꽃과 연기의 범
벅"이었으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군헬기가 상공에서 사고기를 향해 불을
밝혀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자들을 한명씩 언덕 위로 나르던 구조대
원들은 연료와 사체등이 타는 냄새 때문에 틈틈이 심호흡을 하며 숨을 돌
려야 했다. 포페씨는 그러나 "애타게 구조작업을 지켜봤지만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늘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