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박찬호 타율이 얼만지 알기나 알아?".
최근 한 프로야구 코치가 타격이 부진한 선수에게 한 얘기. 당연히
그 타자는 무안할 수밖에 없었다.
박찬호는 올해 22경기에서 37타수 9안타로 0.243의 타율을 기록중
이다. 9안타중엔 2루타도 4개나 있다. 타점은 2개고 볼넷 2개. 번트도
수준급이다.
박찬호가 뛰는 LA다저스는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다. 내셔널리그는
아메리칸리그와는 달리 지명타자 제도가 없다. 그렇다고 프로 투수가
타자역할까지 다 해낼 수는 없다. 투수들의 타격연습은 주로 번트훈련
에 집중된다. 주자가 없다면 대개 우두커니 서서 '고의삼진'을 당하기
도 한다. 몸보호를 위해서다.
물론 타격에 자질이 있는 투수도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좌
완투수 톰 글래빈이 대표적 선수이다. 아이스하키를 했었던 글래빈은
지난해 0.289의 '고타율'로 투수에게 주는 타격상 '실버슬러거'를 받
았다. 올해는 0.268을 기록중이다. 고교시절 한때 중심타선으로도 타
석에섰던 박찬호도 글래빈에는 못 미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손가
락안에 드는 '타자'다.
박찬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아나운서들은 "저렇게 공격적인 자세로
타석에서는 투수는 처음 본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주자가 있
을때는 대부분 번트를 대지만 주자가 없을때는 홈런을 때리겠다는 듯
달려든다. 그는 치지 못했지만 상대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 적은 있다.
박찬호와는 달리 선동열은 타석에 나설 기회가 드물다. 주니치 역
시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 소속이지만 선동열의 역할은 마
무리. 경기종반 1∼2이닝을 던진다. 호시노감독은 선동열을 바로 공
격을 끝냈던 타자와 교체해 등판시킨다. 선제 공격때나 동점을 내줘 3
이닝 이상을 던지거나 대량득점으로 타자일순했을 경우 등을 제외하곤
타석에 나오기가 힘들다. 올 시즌엔 5월21일 한신전에서 모처럼 1사1-
3루서 나와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