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합니다만 이번 회
의는 실무회의이기 때문에 협의내용을 밝히거나, 회의를 공개할 수 없음
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9일 오후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각 언론사로 '안내말씀'이란 제목의
팩스를 보내왔다. 내용은 31일 서울서 열리는 한-일 월드컵 관련 실무자
회의에 관한 것이었다. 조직위측은 이 회의에서 월드컵 현안들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타진하고, FIFA와의 관계 등을 사전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당장 결정될 사항이 없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될 사안'이란 설
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모임은 예사롭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일본준
비위원회의 우시지마 히로시 신임 사무총장과 하마구치 히로유키 사무차
장겸 국제부장 등 6명이 2박3일동안 한국관계자들과 3차례에 걸쳐 머리
를 맞댄다. 토의할 내용도 9월1일까지 FIFA에 통보토록 돼있는 비자-관
세-안전 문제등 구체적인 사항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 조정위원
회 설치와 대회 엠블럼 및 홍보-마케팅 등에 대해서도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게다가 이번 회의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위한 두 나라의 본
격적인 첫 실무협상이고, 양국 사무총장의 회동이란 점에서도 적지않은
무게를 지니는 것이다.
되돌아보면 조직위가 이같은 '안내말씀'을 보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
다. 얼마전 월드컵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설명회때도 "취재를 자제해 달
라"는 요청을 해왔다. 조직위측은 연초 출범이후 지금까지 끝없이 "기사
화하지 말아달라"며 '보도자료'를 뿌려왔다. 조직위의 고민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월드컵에 관한 많은 부분이 정책적-정치적인 고려 위에서 결정될텐데
섣부른 기사화는 혼란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취재는
불가능하지만, 5분간 사진촬영은 허락한다'는 안내말씀을 남발한다면 누
가 조직위의 '선의'를 알아주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