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전날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울산시댁에 가는 귀성길이었다. 어쩐 일인 지 표를 가진 시누이가 나
타나질 않아 초조했다. 비행기 출발 10분 전, 시누이가 헉헉대며 뛰어
왔다. 새로 뚫린 지하철을 탔는데 공항역 구내에서 출구를 착각해 한
참 헤맸다며.

허둥지둥 비행기는 탔지만 암담했다. 좌석을 늦게 배정받아 일행
5명 모두 뿔뿔이 흩어져 앉게된 것. 7살 큰아들은 그만두더라도 4살짜
리 작은아들은 옆에 앉힐 수 있길 바랐지만 승객들 모두 눈길을 피했
다. 천금을 주고도 못바꿀 오붓한 비행기 귀성. 그럴만도 했다.

"아 참, 어떻하나…." "한빈아 혼자 갈 수 있겠니?" "괜찮지?".

나와 시누이가 의자에 앉은 채 번갈아 고개를 빼밀고 아이쪽을 보
며 안타까워 할 수록 공기만 더 썰렁해졌다. 내 옆엔 중-고생 또래의
남매가 앉아있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어색해진 탓인 지 용기를
내지못하는 것 같았다.

그 때, 뒤쪽에서 남매의 어머니가 다가와 아들에게 말했다.

"얘, 네가 좀 바꿔주지 그러니?".

그는 벌떡 일어났고, 한빈이는 내 곁으로 왔고, 비행기는 이륙했다.
창가에 홀로 남아 잠시 서먹하니 있던 그 아주머니의 딸이 한빈이에게
말했다.

"비행기 첨 타보겠구나. 바깥 경치가 멋진데…. 이리 와, 누나가
자리 바꿔줄께.".

< 정순자·34·피아노학원 운영·서울 은평구 신사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