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얼마전 아시아 한자문화권의 관광객들을 위해 도로
표지판에 한자를 넣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작년에 한국을
찾은 관광객 3백68만명 가운데 1백98만명(53%)이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
가포르 등아시아 한자권 국민들이었다.
정부 실무진은 표지판에 한자까지 넣으면 한글 영어 한자를 보느라
오히려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는 것
이다.
현재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비자를 받
아야 한다. 또 국교가 단절된 뒤 한국과 대만을 잇는 직항로의 폐쇄로
대만인들이 한국에 오기가 아주 번거로워졌다.
민간단체들은 이런 문제들을 협의하려해도 관광 관련 업무들이 정
부 각 부서와 지방자치단체에 섞여서 숨어 있어 해당 부서와 담당자를 찾
아내기가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문화체육부에 관광국이 있지만 인력구조나 업무 성격상 정책 입안
과 협의-조정 기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서울 시티투어가 적자누적으로 영업을 중단해도 정부와 서울시간에
협의채널이 없다. 한국에 와 봐야 먹거리-볼거리가 별로 없고, 교통체
증 심하고, 물가 비싸고, 서비스 엉망이고, 호텔요금도 세계 7위이고….
외국 관광객들의 불평이 나온지 오래 됐다.
관광공사와 여행업자들이 해외에서 관광객 유치하느라 열심히 뛰고
있어도 '국내 기반'이 이러니 성과를 기대한다는 게 무리인지도 모른다.
외국의 경우 대개 관광성과 같은 독립된 정부 부처를 두거나 대통
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으로 관광 부서를 두고 있다.
우리는 문민정부들어 가장 소외된 분야중의 하나가 관광이 아닌가
싶다. 청와대에 관광전담 비서관이 없다. 대통령이 관광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는 채널 자체가'원천봉쇄'돼 있는 거나 다름없
다.
차기 정부는 관광정책을 종합 관장하는 독립된 부서나 담당자를 두
는 문제를 정부기구 개편의 최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