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특별한 게 있나요. 팀도 졌는데…." 가장 먼저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이종범은 의외로 시큰둥한 표정이다.

최단기간이란 기록도 별로 중요한 게 아니란다. 그저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는 얘기.
사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에 가입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프로
출범후 모두 10명만이 명함을 올렸을 뿐. 그만큼 장타력과 빠른 발을
함께 갖추기란 쉽지 않다.

최초로 달성한 선수는 89년 93경기만에 도달한 해태 김성한(현 코치)이었다.
이종범은 이날 프로 통산 최초로 두차례 20-20에 도달하는 기록도 남겼다.
20-20을 달성하면서 이종범은 사상 최초의 홈런-도루 양대타이틀
석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엔 홈런부문에서 3위(25개-57도루)에
그쳐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

홈런왕과 도루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일은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아직
한번도 없었다. 도루는 이미 경쟁자 정수근과의 격차를 5개 이상으로 벌려놓은
상태. 이날 홈런으로 홈런더비에서도 2위 양준혁과 3개차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팀이 1위를 차지하는 게 우선이죠. 그래도 홈런왕 한번 해보면
좋죠." 홈런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이종범. 그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야수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