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말한 것은 장 그르니에다. 단절의
섬과 섬을 소통시켜주는 것은 문학만이 아니다. 음악은 섬에서 섬으로
띄우는 모르스부호, 국경없는 공통어다. 문학과 음악사이, 거기에는 강
강수월래하듯 손잡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화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재진(42)씨가 펴낸 책
'어느 시인 이야기'(도서출판 '맑은 소리')를 화두로 올린 무대. 8월9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포천 광릉수목원 부근에 자리잡은 문화공간 '마홀'
(0357-542-0691)에서 열린다.

이 음악회가 특별한 것은 중진작곡가 김동환(중앙대교수)씨가 책 내
용을 주제로 음악을 만들고,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서울시향악장), 테
너 엄정행(경희대음대학장), 소프라노 양은희(상명대교수), 피아니스트
김준차(서울체임버음악감독), 첼리스트 김철호씨가 이를 연주하기 때문
이다. 연주중간 정목스님이 '문학속의 음악'을 낭송하고, '음악과 문학
사이'라는 이야기순서도 들어간다.

김재진씨는 조선일보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외로운 식물', 영남일보 신
춘문예에 시 '쥐처럼'이 당선, 시인과 소설가로 활약하는 중견. 시집
'누가 살아 노래하나' '실연가', 장편소설 '하늘로 가는 강'을 냈고, 방
송국 프로듀서로 오래 일했다. 그가 전업작가로 나서며 펴낸 '어느 시인
이야기'는 장애자 시인과 그의 딸(찬별)을 통해 사람살이와 사랑의 참뜻
을 일깨우는 글이다. 교훈을 전해주는 매개는 잠자리-까치-매미-꼬까참
새-단풍나무-코스모스 등 의인화된 동식물.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물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따사로운, 어른을 위한 동화요 우화다. 시인의 누이
인판화작가 김연해씨가 그려넣은 파스텔조의 삽화도 아기자기하다.

이 별난 음악회는 김영준씨가 주선해 성사됐다. 그는 "마음의 빈 공
간을 울려주는 '어느 시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좋은 음악을 들을 때처럼,
자주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책에서 음악적 영감을 떠올린
그는 작곡가 김동환씨에게 원고를 보였고, 김씨는 책 내용을 주제로 곡
을 썼다. 김동환씨는 애창가곡 '그리운 마음'으로 유명한 작곡가다. 그
가 작곡한 '사각 사각 사각' '앞 못보는 이의 노래'를 이날 무대서 소프
라노 양은희, 테너 엄정행씨가 각각 노래한다.

'사각 사각 사각'은 시인의 몽당연필이 내는 소리. 몽당연필은 우체
부가 되어 꽃들의 사연을 전하는 잠자리를 만나고, 이제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며 한탄하는 늙은 사과나무의 좌절을 본다. '절망과 희망은 생각
하는 방식의 차이'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있는 한 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없다'. 몽당연필이 여정끝에 풀어내는 잠언은 소중한 꿈을 삶속에
묻어버린 독자들에게 사색의 여백을 제시한다.

문학과 음악, 두배의 감동을 지향하는 이날 무대에선 슈베르트의 '세
레나데', 브루흐의 '신의 날(콜 니드라이)',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조두남곡 '길손' '청산에 살리라', 박화목곡 '과수원길'이 함께 연주된
다.출연진과 청중이 '반달'을 합창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공연문의 02
(3273)6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