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 신작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공연윤리위원회 수입 심의
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 국내 개봉이 어렵게 됐다. 이 영화는 지난달
24일 공륜으로부터 1차로 불합격된 데 이어, 11일 재심의에서도 불허
판정을 받았다.
수입불허 판정을 받은 영화는 1년동안 다시 수입심의를 신청할 수
없게 돼있다.
공륜은 재심 결과를 통보하면서 불합격 사유가 '동성애가 주제로서
우리 정서에 반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프리스트' '크라잉 게임'
'결혼피로연' 등 동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이미 상영된 바 있어 심의의
무원칙성을 둘러싸고 영화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두 남자 동성애자를 통해 중국과 홍콩 관계,
소통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고독을 그려낸 수작이다. 침대 애무장면과
키스장면이 몇차례 등장하는 동성애 묘사는 사실 그리 노골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공륜은 이 영화가 전편에 걸쳐 동성애에 초점을 맞췄다
는 점에서 전과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호한 공륜 잣대에 피해를 보는 것은 이 영화에 직접 투자한 삼성
영상사업단, 수입사 모인그룹만이 아니다. 95년 영화 3편이 잇달아 수
입되면서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폭발적 붐을 일으킨 왕가위 감독의
신작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을 만큼 작품성을 공인받았다.
그래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팬들이다. < 이동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