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최병묵기자' 15일 신한국당 경선 인천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신뢰의 만남'과 '어색한 동석'의 두 장면이 있었다. 한 장면은 의도
한 것이었고, 또다른 장면은 우연처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45분쯤 이한동 이수성후보가 손을 잡고 VIP룸에 나타
났다. 연단옆에도 별도의 방이 있었으나 이들은 일부러 연설회장을 빙
둘러 VIP룸에 들어간 것이다. 두 사람은 문을 걸어잠근채 20분간 대화
를 나눴다. 오후 3시5분 이한동후보가 먼저 문을 나섰다. 이후보는 후
보단일화, 금품수수설, 전당대회 연기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
자 손을 내저으며 "아무 얘기 안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2분쯤뒤 나온
이수성후보는 "나라 걱정을 했다"며 후보단일화 문제 등에 대한 자신
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나는 민주계쪽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고, 이
한동후보는 민정계쪽 아니냐. 어느 한쪽에 경도되면 통합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정 민주계뿐 아니라 야당도 나라 걱정을 같이해
야 한다는 것이 나의 기본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가 이한동후보와 나
눴다는 '나라 걱정'과 후에 소신처럼얘기한 '야당도 나라 걱정'이 어
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이수성후보는 또 후보단일화 얘기가 자꾸 나
오자 "나나 이한동후보나 대통령병 환자가 아니다"며 "하늘의 뜻으로
(단일화가 안되더라도)후회할게 없다"고 말했다.
먼저 VIP룸을 나온 이한동후보는 연설회장을 빙 둘러서 연단옆의
방에 들어갔다가 곧바로 다시 방을 나왔다. 그 방에는 다른 장면이 전
개되고 있었다.
오후 2시30분쯤 이회창후보는 휴식을 위해 연단 옆방으로 들어갔다.
이어 2시 50분쯤 이후보의 금품살포 의혹을 제기한 박찬종후보가 이후
보 혼자 앉아있는 바로 그 방으로 들어간 것이다. 15분여가 흘렀다.
이수성후보를 만나고 돌아온 이한동후보가 이 방문을 열었다가 나
온 뒤에도 10여분간 이회창 박찬종후보는 같이있었다. 김덕룡후보가
이 방에 들어선 3시15분쯤 이회창후보가 평소의 굳은 표정 그대로 방
을 나서 연단에 자리했다. 금품살포 공방의 주인공격인 이회창 박찬종
후보는 어색했던 그 시간동안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연설순서 6번째
와 7번째인 두 후보는 이어 연단에 나란히 앉았으나 서로 눈길조차 주
지 않았다. 이회창후보는 당초 원고에 있던 '돈을 줬다고 하는데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사실이 아니라면 책임져야' 등 박후보
를 직접 겨냥한 발언을 실제 연설에서 모두 빼버린 반면, 박후보는
'예정대로' 줄세우기와 금품수수를 구태라고 비난했다. 박후보의 한
측근은 "안에서 두 후보 사이에 별 얘기가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