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부조리한 내면 그려낸 실존주의 소설의 전형 ##.
올해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출간 55주년을 맞는 해다. 반세
기가 넘도록 이 한권의 얇은 책은 부조리한 세계의 침묵 앞에서 삶의 진
정한 의미를 찾으려는 젊은 영혼들을 사로잡았다.
실존주의가 지구촌을 휩쓸던 50년대와 60년대 '이방인'의 독자들은
지난 60년 교통사고를 당해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카뮈보다 이제 더
나이를 먹었다. 하지만 카뮈는 그 독자세대에겐 젊음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오늘의 문학청년들에게도 카뮈는 가장 모방하고 싶은 이데아의 초
상이기도 하다. '이방인'은 알제리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청
년 뫼르소의 일인칭 화자 시점으로 전개된다.
소설의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는 양로
원으로부터 모친 사망 전보를 받은 뫼르소의 첫 반응을 보여준다. 그는
자주 찾아가지 않았던 모친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이방인'의 한 문장은 하나의 섬이다"고 사르트르가 지적했듯이,
카뮈는 간결하면서도 건조한 문체로 외부세계에 무관심한 뫼르소의 의식
을 그려낸다.
뫼르소는 모친 장례식 다음날 애인 마리와 별 생각없이 정사를 나
눈다. 마리는 그와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그는 확답을 보내지 않는다.권
태스런 일상의 어느날 그는 친구 레몽과 해변가에 나갔다가 일군의 아랍
인들과 충돌한다. 그는 단도를 빼든 아랍인을 향해 권총을 발사한다.
단도가 햇빛에 반사돼 그의 눈을 따깝게 찔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 주검을 향해 네 발을 더 쏜 행동으로 인해 법정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햇빛 때문에'라는 그의 솔직한 진술은 법정 모독으로 여겨지고,
평소 모친에게 '무관심'했던 행실도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결국 사
형을 선고받는다. 그는 그토록 '무관심'했던 외부세계와 군중들 속에서
완벽하게 이방인이 됐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을 변명하기 위한 거짓말 대신에 사형을 인정함
으로써 자신의 내면적 진실을 지키려고 한다. 그는 형집행일 전에 사제
의 면회마저 거절한다. 그런데 자연 속의 사물들이 마지막 밤을 맞은
그를 찾아온다. 별, 흙, 소금 냄새가 그의 감각을 자극한다.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소리는 또다른 출발의 신호처럼 들린다.
그는 모친이 말년에 새 약혼자를 두었던 까닭을, 그녀가 죽음 가까
이에서 느꼈을 해방감을 이해한다. 그는 처음으로 세계의 품안에서 포근
함을 느낀다. 그는 뭐든지다시 살아볼 수 있다는 쾌감에 전율하면서 죽
음을 기다린다.
후에 카뮈는 "이 책에서 어떤 정직성의 모랄을, 그리고 이 세상을
사는 기쁨에 대한 해학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찬양을 발견하라"고 독자들에
게 해석의 단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