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속붕괴 않고 그럭저럭 위기 넘길듯...주변국들 변화 불원 ##.
【워싱턴=박두식기자】 북한의 미래가 체제 위협적인 급격한 개혁이
나 붕괴 쪽으로 전개되기 보다는, 루마니아 처럼 현재의 위기를 그럭저
럭 헤쳐나가는(Muddling Through) 중간의 길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
이 제기됐다.
지난 수년동안 북한경제 연구에서 독보적 위치를 굳혀온 미국제경
제연구원(IIE)의 마르쿠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최근 출간된 외교전문
지 '포린 어페어즈'지 기고문에서 "북한 체제의 장래는 루마니아 경우
처럼 부분적인 개혁만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서 "더욱이 중국 일본 러
시아 등이 북한의 존속을 원하고, 여기에 한국 정부의 의지까지 결합될
경우 북한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글의 요약.
북한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태에 있고, 최근에는 그 규모가 불확실
한 기근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경제난의 정확
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각종 경제지표등을 1급
국가비밀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용 가능한 북한 경
제지표들은 대부분 한국 정부와 은행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경제는 91∼96년 사이 30% 가량의 축소성장
을 경험했다. 하지만 전환기 경제체제에서 이같은 현상이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이것을 반드시 정치적 불만의 지표로까
지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 북한 식량난도, 중국 또는 주변의 도움만으
로 북한은 광범위한 기아 사태를 피할 수 있다. 북한은 아주 적은 도움
또는 외부 도움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 북한의 식량난이나 에너지난
등 각종 경제난은 사실상 수억달러 정도의 범위내에 있어 보인다. 북
한에 기아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식량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 평양
의 정책 잘못 때문일 것이다.
현재 북한은 세가지 선택 앞에 놓여있다. ▲개혁 ▲정권과 체제의
붕괴와 한국으로의 흡수통일 ▲그리고 그 중간 과정으로 그럭저럭 체제
생존에 성공하는 길 등이다. 북한이 급격한 개혁을 채택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같은 공산권으로서 개혁에 성공한 중국과 베트남은 농업의 비
중이 높고 중공업 비중이 미미했던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는 시장경제
형의 가격 자유화같은 조치만으로도 개혁에 필요한 동력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동구국가들처럼 중공업 비중이 아주 높아 이런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바로 이웃한 한국의 존재등 주변 환경의
적대성으로 인해 급격한 개혁이 어렵다.
다음 선택은 북한 정권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붕괴의 길로 가
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은 심지어 한국조차 높은 통일 비용 때문
에 원치 않는 것 같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등도 어쩌면 핵무장을 했을
지도 모르는 막강한 한국이 한반도에 출현하는 것보다 북한이 완충지대
로 남아주길 원한다.
결국 북한은 제3의 길인 그럭저럭 위기를 헤쳐나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참고할 만한 나라가 루마니아다. 루마니아와 북한은 인구 규모
와 1인당 국민소득, 각종 사회지표들, 노동력의 부문별 분배, 중앙집권
형경제 등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고립적인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축출
된 이후에도 루마니아는 기존 집권층과 체제를 연장하는 쿠데타 형식의
정권 재창출이 이뤄져, 부분적인 개혁으로 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었다.
여러 가설의 위험은 존재하지만, 북한에 이런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