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함영준기자】 5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홍콩특별행정구 체제
로 정상업무가 개시된 첫날인 3일, 홍콩 시민들의 관심은 온통 수재 소식
에 쏠려있었다.

지난달 30일부터 내린 비는 지난 2일 약 4백㎜가 내리는 호우로 변
해 구룡(커울룽)반도 일원을 집중강타했으며 3일에도 장마비는 계속됐다.

이로 인해 60여건의 산사태-매몰사고와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
하고 곳곳에 주택붕괴, 도로-하천 유실등으로 교통이 통제되는 곳이 발생
했다. 홍콩특구 정부는 이날 전 학교의 휴무를 긴급지시했다.

연일 주권교체 관련기사가 차지하던 홍콩 신문들의 제목도 3일에는
수재및 태국의 경제-외환위기 소식들로 채워져 주권교체의 열기를 씻고
정상으로 회귀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홍콩특구 출범이후 첫 출근한 공무원들은 구 식민지하의 국기와 로
고, 휘장등만이 홍콩특구의 것으로 바뀌었을 뿐, 그밖에 달라진 것은없다
는 담담한 분위기였다.

연휴기간중 약 70만명의 홍콩시민들은 중국으로 나들이갔다가 돌아
왔다. 5일만에 문을 연 주식시장은 5일전 종가보다 1.1%나 뛴 1만5천3백
63.61포인트로 시작했으나 곧 0.5%가 떨어져 오전 시세는 1만5천1백대에
머물렀다. 홍콩특구정부가 향후 부동산투기억제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기 때문.

이날 접한 흥미로운 광경중 하나는 중국이 과거 서방 제국주의의
만행을 대대적으로 부각시킬 목적으로 만든 영화 '아편전쟁'과, 지난 89
년 천안문 사태 당시 민주인사들에 대한 중국군인들의 무자비한 진압을
그린영화 '천국으로의 문'이 지난 2일부터 홍콩아트센터 극장에서 벽을
맞대고 버젓이 함께 상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천국으로의 문'은 중국에서는 반국가적 성격으로 규정돼 상연이
금지된 것인데도 중국 주권하의 홍콩에서 버젓이 상연되고 있었다. 또한
돈벌이 되는 수집이라면 열광하는 홍콩 시민들간에 역사적인 홍콩 주권교
체가 이뤄진 7월1일자 신문이 기념우표, 주화, 시계에 함께 수집품 목록
으로 올라 이 날짜 전신문이 동이 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독자들의 사겠다는 구매압력에 못이겨 대공보는 1일자 신문을 3일
재인쇄해 판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