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세계 최정상 피아니스트 서혜경씨
의 피아노 연주회가 열렸다. '한생명 살리기 운동, 구원이의 집 마련 음
악회'란 긴 이름이 붙은, 팔다리가 없는 올해 8살의 이구원군에게 날개
를 달아주기 위한 음악회였다. 천주교 청주교구 자모복지회(회장 김동일
신부)와 미혼모 무료진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죽회(회장 민병열)가 공
동으로 마련했다.
베토벤의 열정소나타 등 주옥같은 피아노곡으로 1천여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서씨의 연주회는 1시간30분동안 계속됐다. 주인공인 구원
군은 부모의 직업병으로 팔다리 없이 몸통만으로 태어난 장애아동. 공연
도중 특수제작한 전기자동차를 '머리'로 손수 운전하며 무대에 나타난
구원군은 "고마운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의젓하게 인사했다.
구원이를 돌보고 있는 황보나(47)수녀는 "다섯살에 한글을 깨우친 구
원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로 보낸다"며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혓바닥
으로 책장을 넘기고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고 말했다.
올해 초 장애아동 교육기관인 청주 혜화초등학교에 입학, 일주일에
두번씩 수도원을 방문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수업도 받고있다.
"나도 크면 이모나 삼촌처럼 팔 다리가 생겨요?" 네살이 되던 93년
어느날, 구원이는 자신의 몸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는
수녀이모에게 물었다.
"구원아, 너는 그렇게 태어났단다. 그 대신 나중에 하느님께서 팔다
리보다 좋은 날개를 달아주실거야.".
공연팸플릿과 함께 받아든 성금기탁용 지로용지를 손에 들고 공연장
을 빠져 나가는 시민들은 구원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생각에 발걸음
이 가벼워 보였다. 0431(212)3360.【청주=유태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