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을 바라보는 대만인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홍콩을 접수하는 중국정부가 홍콩에 적용할 기본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국양제(1국가2체제)'는 원래 대만을 겨냥한
통일원칙이었다. 중국은 이를 통일원칙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대만인들은 중국의 대만 흡수정책으로 단정하고 있다. 때문에
홍콩반환을 바라보는 대만인들은 맘이 편할 수가 없다.

홍콩반환을 3일 앞둔 지난 28일 대북에서는 약 5만명이 모여
중국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집회는 '중국에 노(No)라고
말하라', '대 (타이완) 예스, 대륙(다루·중국) 노'라는 군중들의 구호에
휩싸여 열띤 분위기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는 불안한 대만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예다.
대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홍콩이 반환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해나갈 완충지대가 사라진다는 사실. 지금까지 중국-대만간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접촉을 꺼려온 것은 상대적으로 약세인 대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접촉을 피할 방법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대만은 올들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중국과의 제한적
직항을 결정, 중국의 '삼통(삼통·통상-통항-통신)정책'을 일부
수용했다. 어차피 홍콩이 중국측으로 넘어가면 중국과의 직항은 피할
수 없게 된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대만은 한편으로 홍콩반환을 염두에 두고 최근 2∼3년 사이 군비강화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F16, 미라주 전투기 등을 속속
인도받고 있고 수십억달러짜리의 공중조기경보기도 곧 도입할
예정이다.

홍콩반환에 따라 아시아에서 대만의 행동폭은 크게 제한될
것이며 대중 경제교류방면에서도 중국측이 칼자루를 쥐기가
십상일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협상에서 강경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대만은 자위의 최후수단으로 군사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대만은 불안하고 조심스럽다. 대만행정원은 30일 홍콩반환을 불과 하루
앞두고 홍콩문제를 다룰 홍콩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중국이 홍콩특구를 다루어나가는 방식을 예의 주시하면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묘수들을 찾기위해 대만은 장고(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여시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