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김광일기자' 28일 런던은 조용하다. 한세기 반 전 대포로 점령
했던 홍콩을 원주인인 중국에 돌려주기 이틀전이지만 어떤 '분위기'도
느낄 수가 없다. 평상시보다도 조용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주말과 맞아 떨어져 한산하고 썰렁한 느
낌마저 주고 있다. 특히 왕실과 정부 수반 그리고 중요 내각이 기념식에
참가하기 위해 홍콩에 가고 없기 때문에 더욱 "비어 있다"는 것이다.

언론들도 홍콩반환 관련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 홍콩을 중국에 반환
하는 것은, '해가 지지않던 땅'을 자랑하던 대영제국이 금세기를 보내면
서 그 영광도 함께 역사에 반환하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일단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겠다"
는 태도로 일관하고는 있으나, 중국이 강경한 정책을 쓰지 않을까 걱정
하는 눈치다.

내달 1일부터 중국군 4천명과 장갑차 21대가 홍콩땅에 진주할 것이라
는 발표가 있자 27일 런던에서 당장 영국 정부의 반응이 나왔다. 외무부
대변인 성명은 "우리는 중국 당국이 홍콩 방위를 책임지는 것에 대해 감
사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군을 배치하는 방법이 홍콩 주민과 국제사회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을까 염려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지난주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홍콩
에 대한 도덕적이고 심오한 책임감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중
국이 84년의 영중 공동선언에 따른 약속을 지키는지 감시하겠다는 뜻이
다.

영국이 중국에 대해 실력 행사를 할 수 있는 방편은 많지 않다. 블
레어 총리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키겠다'고 그
압력의 방법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행여 중국과 관계악화로 비화될까
신중한 태도다.

또 영국은 홍콩반환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화된 틈을 타서 독
일과 프랑스가 틈입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당초 중국이 뽑은
홍콩임시의회 개원식에 영국은 불참하지만 독-불 두나라는 참가할 예정
이었다.

이것이 영국의 신경을 거슬렸다. 독-불 두나라로서는 당연히 중국과
아시아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 확보라는 차원으로 홍콩반환을 해석하면서
동등한 조건하에 경쟁을 벌여볼 만반의 태세를 선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