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업종이면 어때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 무슨 일
이라도 할 수 있어요.".
일반인과 주부, 장애인, 방학을 맞은 학생을 대상으로 일용직을
알선해 주는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관
악구 봉천동 서울인력은행. 50평 남짓한 좁은 행사장에는 임시직이라
도 찾으려는 일반인과 방학을 맞은 학생 등 3천여명이 대거 몰려 각
자 2∼3장씩 지원서를 들고 시간당 2천원씩 주는 아르바이트 자리중
경쟁률이 낮은 업체를 찾아 다니기 바빴다. 기계조립 보조, 이삿짐센
터 포장 인부, 측량기사 보조, 비디오 정리, 설문조사 면접원, 바텐
더, 전화상담원, 백화점 상품 배송, 주차관리 등 종전에는 기피 대상
으로 꼽혀 온 직종에도 이들은 마다하지 않고 경쟁률이 낮은 업체를
찾아다니느라 바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25개 업체가 뽑은 아르바이트생은 모두 5백
20여명. 6대1 가까운 경쟁률로 나머지 학생들은 그나마 일자리를 구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행사를 기획한 인력은행측은 "구직난이 심각
하기는 한 모양"이라며 안내원을 배치해 예상 외로 몰린 지원자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시간당 2천7백원을 주는 나래이동통신 고객상담 업무에 지원한 안
양대 3학년 전현정(21)양은 "친구들중 아직 아무도 이번 여름방학 아
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안내방송기의 녹음테이프 교체 작업을 하는 미리아에 지
원한 한양대 회계학과 4학년 김인규(24)군은 "9월에 갈 어학연수 비
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의 권유로 나왔다"며 "일하는 시간이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이지만 일당 4만원이라는 조건이 끌린다"고 말
했다.
산업체 현장 순회 신체검사 보조원을 뽑은 성애병원 김동우씨는
"의사들도 꺼려하는 공장 순회 근무라고 이야기했는데 지원생들이 전
혀 개의치 않아 놀랐다"며 "우리도 싼 값에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원자 면접을 위해 현장에 나온 현대백화점 직원 양명성(28)씨도
"상품 배송, 주차 관리 등 사람 구하기 어려운 직종인데도 학생들이
몰려 놀랐다"며 "학생들이 일의 어려움을 따지지 않고 근로 조건만
맞으면 좋다고 해 반가웠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노동부 김동석씨는 "수도권 전문대 이상에 안내 포
스터를 보냈지만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몰릴 줄은 몰랐다"며 "대구와
광주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열어 아르바이트 구직난을 푸는 데 도움이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