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0-21일) 전국 75개 대학의 1천4백여 공대 교수들이 연구
결과를 한꺼번에 공개한 대학기술전람회에는 약 1만3천명이 찾았다.

조선일보와 함께 전람회를 준비했던 교수들도 놀랐고, 전람회를 찾
은 중소기업 경영인이나 엔지니어들도 놀라는 반응이었다.

"어렵디 어려운 기술 전람회에 무슨 인파가…"라며, 전람회를 협찬
해 주었던 전경련이나 중소기업은행-중소기협 중앙회-산업기술정책연구
소-산업기술진흥협회측도 뿌듯해 했다.

덕분에 기술 내용을 수록한 초록집 6천권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기
술 초록집과 대학 교수 명단을 수록한 CD롬도 3백개가 추가로 나갔다.

준비한 자료가 부족해 현장에서 챙겨 가지 못한 분들께는 "죄송하다"
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었다.

등산을 갔다가 '전시회에 가 보라'는 상사의 말을 듣고 등산복 차림
으로 달려온 관람객도 있었다.

건설업을 하는 한 50대 사장은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으러 부스를 열
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메모지에 자신이 관심을 가진 연구 결과
의 내용과 전화번호 연구 책임자 E메일 번호를 자세히 적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 전국의 공대 교수들은 대부분 자비를 들여 참가했다.
석-박사 과정 제자를 서너명씩 데리고 지방에서 올라온 교수들은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야 했다.

그래도 경북 구미의 금오공대에서 올라온 이종찬 교수는 "이틀동안
명함을 40개쯤 받았다"고 흡족해했다. 이교수는 "이미 한 중소기업인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은 짧은 시일 안에 내 기술로 해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전화도 걸려왔다. 전남에 사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내가
자리를 뜨면 공장 운영이 안 된다"면서 "지방에 와서 전시하면 안 되겠
는가"고 호소했다.

전시회가 막을 내리고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전화를 걸어
'내일도 하느냐' '언제 다시 하느냐'고 물어온 분들도 있었다.

이런 반응은 상아탑 안에 안주했던 교수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교수들은 당초 "연구실 안에 있는 기술을 중소기업에게 전해 줄 방법이
없을까"고 궁리한 끝에 소박한 전시회를 꿈꿨지만, 결과는 화려한 성공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그만큼 기술에 갈증을 느끼는 기업인들이 많았음이 드러난 셈이다.
전시회장을 휩쓸고 간 기술 열기를 되돌아보노라면 한국 경제엔 희망이있음을 느끼게 된다.< 심재율 · 경제과학부기자 >